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나는 공인인증서가 싫어요! 

아무리 봐도 여섯 자리 번호밖에 안 뜬다.

우리은행 모바일 뱅킹에 들어가야 하는데 또 공인인증서가 폐기되었다고 나온다. 2019년 9월 1일까지 유효한 공인인증서가 왜 벌써 폐기가 된 걸까. 안내문에 따라 우리은행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공인인증서 발급/재발급 서비스를 누르니 아이디와 비번을 대란다. 내가 우리은행 아이디를 기억할 리가 없다. 아이디를 검색하려 하니 지금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내가 나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이름 및 생년월일, OPT 비밀번호, 계좌번호, 계좌비밀번호 앞자리 수 두 개 등이  당장 필요하다고 한다. 생년월일은 모를 리가 없고 OPT 번호발생기도 있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OPT 번호가 최소한 여덟 자리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가진 기계는 아무리 여러 번 눌러봐도 여섯 자리 수만 나오는데. 아,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는다. 공인인증서가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사사건건 나를 방해하는 것인가. 아, 우리은행엔 내 돈이 아주 많이 예금되어 있는데...(물론 마이너스 대출이지만).어쨌든 그래서 또 급하게 우리은행 모바일 뱅킹을 좀 해보겠다는 나의 작은 소망이 좌절되었다. 기분이 안 좋다. 기분이 더 나빠지기 전에 일단 철수하기로 했다. 신용카드 및 각종 공과금 결제일은 25일이니 내일이나 다음주 초에 목욕재개한 후 경건해진 몸과 마음으로 다시 한 번 도전을 해보자.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는 돈에 관련된 모든 문제에 취약한 게 흠이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인생의 대부분은 돈 문제로 점철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