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두 개의 글을 읽었습니다.
일간 이슬아를 다시 구독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일간 이슬아가 창간될 때 두 달 구독한 것 말고는 처음입니다. 그때는 일간 이슬아라는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재밌어서 구독을 신청했고 #누드모델협회회원이라서가절대아님 이라는 장난스러운 해시태그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다니던 광고 프로덕션 일이 너무 바빴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메일을 제대로 읽을 시간이 없었죠. 지금 생각해 보면 '화살기도'라는 제목의 글을 읽은 기억이 겨우 날 뿐입니다.
그리고 이슬아는 셀럽이 되었습니다. 밥벌이로 시작한 글쓰기와 강연은 그를 스타로 만들었습니다. 벼락스타가 된 게 아니라 하루하루 우직하게 글을 쓰고 여러 채널로 대중들과 호흡하는 등 노력을 거듭해서 얻어낸 결과였죠. 지금은 소설도 쓰고 그 소설을 드라마로 개작하는 일에도 관여를 해서 공동 극본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슬아 이후 '일간 ***' '주간 ***'이라는 연재 글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걸 볼 때마다 저는 '어휴, 또 이슬아를 따라 했네'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오리지널은 힘이 셉니다.
일간 이슬아를 다시 구독합니다. 궁금해서 만 원을 송금하고 구독 버튼을 눌렀습니다. 전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분명히 더 좋아졌을 것이야, 라고 생각 헸습니다. 이제는 '일간 이슬아'를 하지 않아도 살 수 있을 텐데 굳이 이걸 다시 하겠다고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지는 그 이유와 태도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어제오늘 첫 번째와 두 번째 글을 읽었습니다. 첫 번째 글엔 이메일 쓰는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산울림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라는 노래와 치킨집 소스 등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유려한 스토리텔링이 들어 있었고, 두 번째 글에서는 이슬아 대신 이메일 쓰는 일로 월급을 받는 복희 씨 이야기가 나오는데 팩트만으로도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글이었습니다. 다 읽고 나니 팩트에 진심까지 더했기에 이슬아의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슬아가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합니다. 좋아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고요, 싫은 이유는 나중에 술자리 같은 데서 개인적으로 들려 드릴게요. 저, 글로 다른 사람 헐뜯고 그런 사람 아닙니다. 그러니 저의 험담을 듣고 싶다면 술을 사 주시......음. 말이 헛나왔습니다. 저 절주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