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이 끝나면 술집으로 달려가는 주제에
바쁠 때면 이상하게 책을 읽고 싶어진다. 아마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어렸을 때도 그랬다. 고등학교 다닐 땐 시험 기간만 되면 세계문학전집이 읽고 싶었다. 게오르규의 [25시], 투르게네프의 [아들과 연인], 이병주의 [행복어 사전] 같은 책들을 그때 독파했다. 광고대행사 다닐 땐 PT만 끝나면 책을 읽어야지 하면서 이를 갈다가도 막상 프로젝트가 끝나면 술집으로 달려갔다.
나는 지금 바쁘다. 주말까지 써야 할 실용적인 글들이 빽빽하게 쌓여있다. 얼마나 바쁘냐 하면 아무 것도 안 하고 '지금 책을 읽고 싶'을 정도다. 궁금하다. 이번 일이 끝나면 나는 과연 책방으로 달려갈까 아니면 술집으로 달려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