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붙여 놓고 매일 읽고 싶은 문장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중에서

by 편성준


속도를 늦추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고,

잠을 더 자면 된다.


최근 몇 년 간 읽고 메모해 놓은 글 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은 이것이다. 요한 하리는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현대인들이 먹고사느라, 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중독됨으로써 잃어버린 집중력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 예를 들고 진단하다가 결국 이렇게 뻔한 결론을 내놓는다. 속도를 늦추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고, 잠을 더 자면 된다고.


그는 일단 뭐든 천천히 하는 것의 즐거움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은 긴 텍스트를 읽지 못하는 추세인데 그건 우리 마음이 괜스레 바쁘고 쫓기기 때문이다. 세상은 복잡하며,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이해가 가능하다. 천천히 가는 것이 빨리 가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도 빠른 속도로 읽으면 이해한 내용이 적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그건 당연한 일이다. 한때 유행했던 '속독법'은 그럴듯한 사기일 뿐이다.


스마트폰은 하루 종일 우리 곁에 붙어서 우리가 혹시나 '스마트해질까 봐' 최선을 다해 방해 공작을 펼친다. 일을 제대로 처리하려면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는데도,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정보의 쓰나미를 흡수하려고 했던 요한 하리의 바람은 '매일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으면서 늘씬하기를 바라는 것만큼' 불가능한 꿈이었다고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헛웃음마저 나왔다.


19세기까지 거의 모든 인간의 삶은 해의 뜨고 짐에 따라 이루어졌다. 우리의 움직임은 오랫동안 해의 움직임과 일치하도록 진화해 왔다. 그런데 토머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 이래로 우리는 한밤중에도 깨어 일을 하거나 놀 수 있게 되었다. 하룻밤만 잠을 못 자도 전전두엽 부위가 뇌의 주요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도 말이다. MBC애드컴이라는 광고대행사에 다닐 때 아침 특강을 하러 왔던 강사가 "크리에이터라면 하루 4시간 이상 자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걸 듣고 절망했던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단언이었지만 그는 『아트와 카피의 행복한 결혼』을 쓴 저자 중 한 명이었기에 당시엔 꽤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졌다.


광고업 선배를 비방하자고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다. 좀 더 깊이, 본질적으로 생각해 보면 요한 하리가 한 이야기가 맞는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가급적 느리고 단순하게 살고 잠은 하루 여덟 시간까지 자 보자. 그러려면 먼저 스마트폰 사용부터 줄여야 하는데, 이 글 역시 당신이 스마트폰으로 읽을 확률이 높다는 걸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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