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아침
오늘은 4월 1일, 만우절입니다.
저와 아내는 15년 전 만우절에 만났습니다.
서울 가로수길에 있던 단골 바에 혼자 갔다가
바 카운터석에서 앱솔루트 보드카를 마시고 있던
어떤 여자를 보게 된 거죠.
그날은 술 두 잔만 얻어 마시고
전화번호를 교환한 채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계속 연락 없이 지내다가
한 달 반이 지난 5월 23일에
아내가 술 한 잔 하자고 연락을 해옴으로써
저희 둘은 전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했죠.
그날 이후 제 인생은 달라졌습니다.
4월 1일 그날의 만남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처럼 작가가 되지도 못했을 것이고
보령에 와서 살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래서 노래를 한 곡 불러보려고요.
(그래서 아침부터 축하곡을 한 곡 불러보려 했으나......)
우연 치고는 이상하죠?
하필 왜 만우절이었을까요.
저희가 만우절에 만난 것은
서로 거짓말을 하고 살라는 게 아니라
거짓말처럼 믿기 힘들고
신기한 인연이니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며 살라는
신의 뜻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신을 믿지 않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