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처가의 캘리
애처가에게도
배신은 죽음이지만
공처가에게
배신은 불가능이다
내가 애처가 대신 공처가가 되기로 결심했던 건 전자에 진실성이 많이 결여되어 있다고 느껴서였다. 사랑 애(愛) 자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애처가라는 단어에는 어딘지 모르게 선택의 여지가 숨어 있는 것 같았다. 사랑할 수도 있지만 수틀리면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 뭐 이런 의미가 느껴지지 않는가. 인간이라는 게 바로 그런 존재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공처가는 다르다. 공처가들은 뒤로 물러설 여지가 없다. 배수진의 사랑, 이게 공처가의 본질이다. 사실 나는 아내가 그렇게 무섭진 않다. 지금 좀 멀리 떨어져 있다고 이런 말 하는 건 절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