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처가의 캘리
'그땐 내가 그랬는데'는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의 내가 중요하다.
미래의 나를 만드는 건
현재의 나지,
과거의 내가 아니다.
PC가 없던 시절, 매일 대학노트에다가 깨알 같이 뭔가를 쓰곤 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독후감도 있었고 생활 속에서 건져낸 일기 형식의 에세이도 있었다. 순간 '그땐 내가 그랬는데...'라는 반성인지 회한인지 모를 감정이 몰려오다가 중요한 걸 깨달았다. 예전에 내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때 내가 대학노트에 깨알 같이 글을 써 놓아서 카피라이터가 되었는가.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도 글을 쓰는가. 아니면 그땐 그렇게 열심이었는데 지금은 나태해졌다는 반성인가.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아리송한 회고일 뿐이다.
흔히 '과거'는 현재를 위한 알리바이로 소비될 때가 많다. 예전에 우리 집은 형편이 안 되었으니까, 어렸을 때 나는 공부를 썩 잘 못했으니까, 나는 좋은 학교를 못 나왔으니까, 그땐 IMF였으니까...... 그러나 과거에 공부를 못했던 애가 나중에 무섭게 성적이 오르는 경우도 있고 과거엔 글을 되게 못 썼는데 나중에 잘 팔리는 소설가가 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과거엔 개새끼였는데 착한 인간으로 변하기도 한다. 내가 광고 일을 하면서 좋아했던 것도 '수평적 사고'였다.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뭔가 끙끙대며 아이디어를 내보다가 아니다 싶으면 몇 번이고 다시 출발선으로 되돌아오면 되는 것이다. 몇 번을 그렇게 반복하다가 이거다 싶은 게 생기면 그때부터는 최선을 다해 깊게 파고 디테일을 챙기면 결국은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
'현재의 나'도 수평적 사고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주어진 조건이 어떠한지, 과거의 내가 어땠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는가다. '과거는 부도수표요, 미래는 약속어음이다. 현재만이 현금이다.'라는 말이 있다. 현재의 나에 집중하자... 근데 나 왜 이렇게 진지해진 거냐. 아침에 커피와 함께 나폴레옹과자점 모닝빵을 먹었는데. 빵에 흥분제 성분이 들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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