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으로 이사 온 날
이사하는 날 '옆집 총각' 동현 집에서 하루 종일 자다가 저녁에 새 집으로 온 순자. 새벽에 일어나 움직이는 나와 아내에게 앵앵 울며 불안 증세를 보이다가 아침에 서재 책상 창쪽으로 몸을 올려 줬더니 신기한 듯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이전처럼 창틀이 넓지 못해서 올라설 수가 없는 모양이다.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며 꼬리를 움직이는 순자. 뒷모습으로 말을 하는 듯하다.
"여기도 새 우는 소리는 들리네. 근데 사실 내가 좀 어리둥절해. 도대체 여긴 어디야? 집이 좀 넓어졌고 마루가 이상해. 문틀도 그렇고. 화장실에 난 작은 문엔 아직 적응이 안 됐어. 그래서 참고 있잖아. 아침에 오줌 누는 게 내 오랜 루틴인데. 그래도 모래는 내가 쓰던 걸 가져왔더군. 그건 잘했어. 지붕에 못 보던 기와가 보이네? 마당도 있고. 여기가 얘기하던 그 한옥이야? 음. 호들갑 떨더니, 뭐 별 거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