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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Jul 19. 2020

복숭아 못 먹는 사람이 복숭아 선물 받은 날

성북동소행성 시즌2


매일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폐지를 주우시는 옆집 할머니가 며칠 안 보이시길래 그 집 아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할머니 요즘 안 보이시는데 어디 편찮으신 건지 모르겠다고. 따로 떨어져 사는 아들은 그렇지 않아도 자기도 어머니와 통화가 안 돼서 걱정을 하고 있다며 당장 집으로 와보겠다면서 고마워했는데 조금 있다가 문자 메시지 답이 왔다. 집으로 가고 있는데 통화가 되었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할머니는 무사하셨다.

오늘 저녁 누가 초인종을 누르길래 나갔더니 그 아들이 선물 상자를 들고 있었다. 신경을 써 줘서 고맙다는 것이었다. “어유 뭐 이런 걸 사 오세요. 제가 이걸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하며 그가 건넨 상자를 들여다보니 거기엔 복숭아들이 예쁘게 놓여 있었다. 난 복숭아를 못 먹는데. 나 복숭아털 알러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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