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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Dec 21. 2020

적당히 원하면서 잘 쓰는 사람은 없다

how 2 write

방송국 공개 오디션 현장에서 진행되는 인터뷰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오디션을 방금 마치고 나온 여성 지원자에게 기자가 다가가 "혹시 이번에도 또 떨어지면 어떡할 거냐?"라고 물었더니 그는 피식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에휴, 죽어야죠."

가슴이 찡했다. 그는 무명 시절의 심은하였다. 그는 결국 그 오디션에서 합격해 <마지막 승부>에 주연으로 발탁되었고 그 후 승승가도를 달렸다. 드라마 <청춘의 덫>이나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 보여준 그의 명품 연기는 죽기를 각오했던 그 오디션 때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제가 정말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요?"라고 묻기 전에 정말 자신이 간절하게 글쓰기를 원하고 있는지부터 물어보기 바란다. 솔직히 일반인이 글을 잘 써서 뭐할 것인가. 그러나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에겐 반드시 그래야만 할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가. 나는 어떤가. 글쓰기를 위해 목숨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상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가. 혹시 아직도 마음속으로는 '할까 말까' 망설이면서도 잘 쓰기를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얼른 다른 길을 찾기 바란다. 글쓰기는 다른 걸 하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 글을 잘 쓰겠다는 욕심만 포기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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