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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Jan 15. 2021

‘갑툭튀’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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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프로그램을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저렇게 기타를  치고 노래도 잘하는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 숨었다가 이제야 나타난 거야? 펄펄 나는 신인 배우나 초짜 소설가들을 봤을 때도 마찬가지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갑툭튀'. 하지만 본인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그런데 갑자기   리가 없지 않은가. 작가들은 거짓말을  먹듯 한다. 하루키는 야구장에서 어떤 선수가 2루타를 치는 순간 소설가가  결심을 했다고 한다.  차일드는 방송국에서 해고당한  밖으로 나가 종이와 펜을 사 가지고 그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건 '사실  천재야'라는 말이나 다름없는데도 사람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들이 데뷔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습작을 하면서 칼을 갈았는지는 관심이 없으니까. 그냥 지금  쓰는 그들이 신기하고 부러울 뿐이니까.

글은  글자도 저절로 써지지 않는다. 뭔가 갑자기 떠올라서 일필휘지로 쓰고 바로 책으로 펴내는 사람은 없다. 슈퍼맨이나 외계인이 와서 도와줘도 그런 일은 못한다. 불로초나 타임머신이 없는 것처럼 글을  쓰게 해주는 약이나 인공지능도 발명되지 않는다. 그러니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골방에 틀어박혀야 하는 것이다. 당신도 나도 처음엔   쓰는  당연하다. 시인 도종환이 그런 우리를 응원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느냐고. 갑툭튀는 없다. 칼을 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일단 숨어서 부지런히 칼을 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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