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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Mar 16. 2021

감옥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이유

넷플릭스 다큐 『창조적인 뇌의 비밀』

넷플릭스에서 『창조적인 뇌의 비밀』이라는 52분짜리 다큐멘터리를 봤다. 재커리 라자르라는 작가는 교도소에서 글쓰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 이유는 범죄자들이 글을 쓰면서 인생이 변하는 걸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번도 글을 써보지 않은 사람도 차분하게 앉아 글을 쓰고 그 글에 대한 생각을 나누다 보면 새삼 자신이 중요한 존재임을 인식하게 되고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글쓰기뿐 만이 아니다. 영화배우 팀 로빈스는 캘리포니아 교도소에서 연기 워크숍을 진행하는데 그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누구나 창의적인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인생이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단지 창의적 과정을 함께 했을 뿐인데도 인생이 변하다는 게 잘 안 믿어질 수도 있겠지만 놀랍게도 프로그램 참여 이후 재범 확률이 80%나 감소했다고 한다. 팀 로빈스는 말한다. 우리 삶에 찾아오는 공허함과 우울 같은 부정적 요소들은 어쩌면 창의적이 불꽃이 결여되어 있어서(lack of creative sparks)는 아닐까 생각하다고.


창의적 과정이 우울과 공허함을 날려버릴 수 있다고? 나는 생활 속에서 창의적인 일을 경험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글쓰기라고 단언한다. 당장 빈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가능하다. 또는 스마트폰을 꺼내 메모를 해도 된다. 뭔가 떠오르는 생각이나 단어를 메모해 놓고 그걸 한두 시간 정도 끈질기게 들여다보면서 살을 입히고 이리저리 자유롭게 고쳐보기 바란다. 어렸을 때의 꿈을 써도 되고 재미있는 추억을 불러와도 좋다. 지금 하고 싶은 일을 써도 상관없고 어제 TV 뉴스에서 봤던 사건을 실마리로 칼럼이나 짧은 픽션을 써봐도 좋다. 어떤 글이든 거기엔 자아가 들어가게 되고 글이 다 완성되고 나면 당신은 거기서 옳거나 재밌거나 좀 더 똑똑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게 바로 글쓰기의 효용이다. 글을 쓰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생활 속에서 '창의적인 불꽃'을 경험하느냐 못하느냐의 차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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