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2write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저렇게 기타를 잘 치고 노래도 잘하는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 숨었다가 이제야 나타난 거야? 펄펄 나는 신인 배우나 초짜 소설가들을 봤을 때도 마찬가지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갑툭튀'다. 하지만 본인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그런데 갑자기 잘 쓸 리가 없지 않은가. 작가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 하루키는 야구장에서 어떤 선수가 2루타를 치는 순간 소설가가 될 결심을 했다고 한다. 리 차일드는 방송국에서 해고당한 날 밖으로 나가 종이와 펜을 사 가지고 그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건 '사실 난 천재야'라는 말이나 다름없는데도 사람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들이 데뷔 전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습작을 하면서 칼을 갈았는지는 관심이 없으니까. 그냥 지금 잘 쓰는 그들이 신기하고 부러울 뿐이니까.
글은 한 글자도 저절로 써지지 않는다. 뭔가 갑자기 떠올라서 일필휘지로 쓰고 바로 책으로 펴내는 사람은 없다. 슈퍼맨이나 외계인이 와서 도와줘도 그런 일은 못한다. 불로초나 타임머신이 없는 것처럼 글을 잘 쓰게 해주는 약이나 인공지능도 발명되지 않는다. 그러니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골방에 틀어박혀야 하는 것이다. 당신도 나도 처음엔 잘 못 쓰는 게 당연하다. 시인 도종환이 그런 우리를 응원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느냐고. 갑툭튀는 없다. 칼을 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일단 숨어서 부지런히 칼을 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