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부탁

물 틀어놓고 있을 때 얘기하면 안 들린다구

by 편성준

집에서 밥을 먹고 나면 곧바로 앞치마를 두르고 설거지를 하는 편이다. 내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아내는 거실 테이블 앞에 앉아 인스타그램 등 SNS에 그날 먹은 음식에 대한 글(the_savvy_table)을 올린다. 설거지를 하는 것에는 전혀 불만이 없다. 다만 한 가지 부탁이 있다. 내가 설거지하느라 수돗물을 틀어놓고 있을 땐 아내가 중요한 얘기나 질문을 안 했으면 좋겠다. 물소리 때문에 듣지 못하고 반문할 때가 많다. 그러면 야단을 맞는다. 약간 억울한 일이다. 그렇다고 남편이 아내에게 대들 수도 없고(아내에게 이 사진을 보여줬더니 “싫어! 난 생각날 때 그냥 말할 거야!”라고 했다. 남편의 부탁은 거절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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