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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Feb 02. 2021

정지돈의 경우

인터뷰 기사를 좋아합니다

독하다 토요일에서 정지돈의 소설 <건축이냐 혁명이냐> 처음 읽을 때는 최수철이나 이인성, 한유주처럼 뭔가 난해하고 소피스트케이션 같아서 싫었다가 책을 읽은 회원들과 얘기를 하면서 오히려 좋아졌던 경험이 있는데  인터뷰를 읽으니    정지돈은 정상적인 생각을 가졌을  아니라  괜찮은 마음을 가진 소설가라는  알게 된다.
특히 회사를 그만둔 이유, ‘~라는 호칭에 대한 생각, 책을 좋아하는 이유, 방법, 글을  때의 마음 등등 공감 가는  포인트들이 많았던 인터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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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론적으로 제가 얻은 교훈은 하고 싶은 일, 스스로가 즐거운 일을 해도 된다는 응원이었던 것 같아요. 책을 읽을 당시에 직장인이었는데 회사를 그만두는 데도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2
한국 사회에서는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이 ‘~씨’라고 하면 불쾌해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저는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선생님’이라고 호칭하면 선이 생기고, 반말을 하거나 형이나 누나라고 얘기하는 건 너무 힘들고 입에 붙지 않아요. 저보다 어린 분들이 저에게 ‘~씨’라고 해도 전혀 상관없고, 뭐라고 부르건 자유롭게 하면서 선을 지키면 될 거 같은데 그런 방식이 저랑 잘 맞았던 거 같아요.

3
전 제가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제 소설의 문제는 이야기가 너무 많다는 점이에요. 이야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요. 소위 서사가 없다는 말이 일종의 레토릭이 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파편적이다”, “서사가 없다”라는 말을 어느 순간 어떤 평론가가 어느 시기에 쓰면서 독자들에게 전염이 되고 사람들이 그것을 레토릭처럼 반복하면서 이야기가 많은 작품임에도 없다고 받아들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4
제가 책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어디서든 멈출 수 있고 어디서든 다시 읽어도 되고 어디에나 임의 접속할 수 있는 특성 때문 이거든요. 그래서 영화도 극장에서 볼 때보다 집에서 보는 것을 더 좋아해요.

5
한 단락, 아니면 한 문장만 읽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읽고 멈추기를 반복해도 좋을 것 같아요. 건너뛰고 싶은 부분은 건너뛰고, 읽고 싶은 부분만 반복해서 읽어도 되고, 원하는 부분을 펼쳐서 그냥 읽어도 되고요. 뒷부분을 먼저 읽고 앞을 읽어도 상관없는 그런 독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
매일 소설을 몇 페이지씩 쓰고 있는데 오늘 글이 너무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면 정말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아요. 정말 날아갈 거 같아요. 제가 사는 곳이 한강 근처거든요. 소설이 잘 써진 날 한강을 산책하면 기분도 아주 좋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아요. 그다음에 그 글을 다시 보면 ‘어떡하지? 왜 그렇게 못 썼지? 그다음에는 어떻게 쓰지?’라는 마음이 들고 너무 고통스러워요.

http://m.ch.yes24.com/Article/View/43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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