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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May 01. 2021

차가워서 뜨거운 이야기

한강의 <작별>


이토록 침착하고 슬픈 이야기가 가능하다니. 한강의 소설 <작별>을 서울 가는 KTX 안에서 읽었다. 벤치에 앉아 잠깐 조는 사이 눈사람이 되어버린 어느 여자의 기이한 스토리인데 카프카가 지금 살아 돌아와 읽어도 어이구 형님, 할 소설이다. 눈사람이라 체온은 차갑지만 아직 사람이라 심장은 따뜻한, 눈사람이라 비현실적이지만 녹는 과정이 리얼해 정말 현실 같은, 짧지만 아름다운 모순으로 가득한 단편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으시라. 무슨 책에 실렸냐고 묻지 마시라.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이라 대답하겠다. 몇 회냐고 묻지 마시라. 죽여버리겠다고 화를 내겠다. 나 사실은 여리고 착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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