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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Jul 02. 2021

내일부터 비가 온다고 해서

비오기 전날 동네 과일가게 풍경

<내일부터 비가 온다고 해서>


“자, 오천 원!”

밤 9시 40분. 이틀 내내 진도 다시마를 포장하고 돌아오는 아내를 마중 나가느라 뛰다시피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한성대입구역 전철역 앞 과일 포장마차에서 호객과 흥정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과일가게 사장님은 몸이 불편해서 늘 휠체어에 앉아 있고 다른 아저씨들이 와서 같이 장사를 해주기도 하는데 오늘은 못 보던 아저씨가 와서 과일을 판다.

내일부터  온다고 해서 그냥 드리는 거예요!” 아저씨가 너스레를 떨자 아주머니가 “이거 맛있어요?” 하고 물었고 휠체어에 앉은 주인아저씨는 남의 일처럼 “먹을 만해요.”하고 대답을 한다. 민관협동 방역관 자원봉사자 모집 플랭카드 아래서 비가 오기 전날 펼쳐지는 진짜 삶의 현장이 애달프기도 하고 한긋 사랑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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