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킹 캣 순자
나는 이불도 없이 카펫 위에 누워(겨울을 맞아 카펫 깔아준 아줌마에게 축복을) 잠깐 눈을 붙이고 있다만, 따뜻하게 이불 잘 덮고 자던 너는 왜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노트에 뭔가를 끄적이질 않나, 도서관에서 빌려 온 소설책을 들추고 있질 않나. 도대체 왜 그러고 있는 거냐......라고 새벽 3시 33분 경의 순자가 묻는다.
어제 편의점 사장님이 담배 사러 온 50대 손님에게 반말 들었던(사장님은 60대) 이야기가 생각나서 그거 잠깐 메모하고 있었던 거야. 잊어버릴까 봐. 읽고 있는 책은 소설가 정유정이 추천했던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 1권이고. 어제 인천의 선생님들 학습 공동체 글쓰기 강연 준비하고 줌 강연하느라 종일 바빠 책을 몇 페이지 읽지 못했었거든. 근데 걱정해 주는 건 좋은데 순자야, 반말하는 그 말버릇은 언제쯤 고칠래? 새삼 기분 나빠지는구나. 내가 아직은 너보다 나이도 많고 공부도 더 많이 했고 결혼도 했는데. 너는 문맹이고 입도 짧고 성경험도 없는 주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