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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Nov 26. 2021

당신이 가진 것들

만화가 정연식의 청혼 멘트

예전에 정연식의 『또디』라는 만화책을 무척 좋아했는데 그 책엔 정연식 작가가 청혼할 때 했던 말이 나옵니다.

"내는 돈또 없고 가진 게 암것도 엄따. 그래도 내랑 결혼해주믄 이거 하나는 약속할게. 하루 세 번, 식후 30분마다 한 번씩은 꼭 웃게 해 줄께."  

만화책을 잃어버려서 정확한 멘트는 확인할 수 없지만 대충 이런 내용의 경상도 사투리였고, 그 말을 들은 여자친구는 찻집이 환해지도록 웃으며 청혼을 받아들였다는 얘기가 기억이 납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를 생각하다가 '대다수의 우리는 가진 게 없는 게 아니라, 많은 걸 가졌는데도 정작 본인이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도 너무나 웃기고 너무나 친절한 사람들이 많은데 정작 본인들은 그걸 모르고 사는 것 같거든요. 친절함, 착함, 재밌음...... 이런 건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고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라서 그런 모양입니다.


자, 오늘은 당신이 가지고 있었는데 여태 깨닫지 못한 재산 중 하나만 찾아보세요. 그게 글쓰기 능력이든 공감 능력이든 멍 때리는 능력이든 어쨌든 당신의 삶을 조금은 더 풍요하게 해 줄 거라 장담합니다. 아, 인터넷을 찾아보니 정연식 작가는 나중에 이렇게 말했답니다.

"결혼 프러포즈 때 하루 세 번씩 웃겨주겠다고 한 약속은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지키고 있다. 독자에게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는 메일이 자주 온다. 비결은 간단하다. 세 번이든 열 번이든 웃기면 웃어주는 여자를 만나면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도 나는 여지없이 행운아다."


어때요, 행복해지는 비결이 생각보다 간단하죠? 그러는 당신의 아내는 어떤 편이냐고 묻는 분이 계시다면,  아내는...... , 제가 우스운 말이나 헛소리를 하면 일단은 유치하다고 야단을 치거나 비웃은 뒤에   없이 조금 웃어주는 편입니다. , 저는 성적이 그리 좋진 않습니다. 그래도 웃어줍니다. 그게 어딥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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