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 산문집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이름만 보고 무조건 사야 하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이름만 들어도 믿음이 가는 출판사가 있다. 이 책은 그 두 가지가 겹친 경우다. 최승자와 난다. 무엇이 더 필요하리오. 어제 동양서림에서 샀다. 사장님에게 가서 "최승자..."라고 말을 꺼내자 즉시 "2층에 있어요."라고 대답하셨고 2층 시 전문 서점 '위트앤씨니컬'에 가서 유희경 시인에게 "최승자 산문집을..."이라고 말하자 즉시 "저기 있어요!"라고 말씀하셨다. 이 짧은 순간을 통해 우리는 모두 승자교 교인임을 확인했다. 승리한 자들의 종교가 아니라 최승자를 흠모하는 자들의 모임이다(모임을 연 적은 없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