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물으면

책을 쓰려고 청주에 내려왔습니다

by 편성준


조셉 콘래드는 글을 쓸 때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하루는 그의 아내가 점심 식사를 차려주면서 "오전 내내 무슨 글을 썼어요?"라고 묻자 콘래드는 "쉼표를 하나 뺐어."라고 대답했다. 저녁때가 되어 다시 식탁 앞에 앉은 그에게 아내가 물었다. "글은 잘 써져요?" 콘래드는 대답했다. "아까 뺀 쉼표를 다시 넣었어."


글을 쓴다고 청주에 내려온 지 나흘이 지났다. 오늘 서울로 올라가면 아내가 글은 얼마나 썼냐고 물을 텐데,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걱정이다. 오늘은 고속버스 안에서 자지 말고 어떻게 거짓말을 꾸며낼까 고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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