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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Feb 03. 2022

세상에 이런 일이

어떤 식으로 유명해지고 싶으세요?

내가 기억하는   TV 출연한 사람  가장 이상했던 이는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왔던 ‘식용유에  말아먹는 사나이였다. 어느 순간 느끼한  좋아져서 밥이든 간식이든  식용유에 말아먹게 되었다는 분인데, 점심시간에 공사장에서 함께 일을 하는 동료들이 배달  중국음식을 따로 먹는 장면이 나왔다. 짜장면에 식용유를 들이부어 먹는  옆에서 쳐다보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그런가 하면 삼겹살을 혼자 20인분 넘게 먹는 남자도 있었다. 버스운전기사였는데 동료들과 회식을 하러 가서 "사장님, 우리는 삼겹살하고 소주 주시고,  쪽엔 삼겹살 20인분 따로 주세요."라고 하고는 삼겹살이 구워지는 대로   없이 집어먹는 오종종한 남자의 모습이 나왔다. 놀랍게도 그분은 배가 홀쭉했고 평소 하는 운동이라고는 버스 앞문 펜스에 매달려 하는 턱걸이가 전부였다. 그의 부인이 출연해 "처음엔 사람이 아닌  알았어요. 너무 먹어서."라고 하던 장면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글을 쓰려고 지금 인터넷을 찾아보니 한꺼번에 삼겹살을 23인분이나 먹는 자매도 있었다. tvN 《화성인 X-파일》에 출연했다고 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때마다  “TV    출연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게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프로그램이면 나는  나간다라며 웃는다. 아내에게도 자주 얘기한다. 여보, 어떡하면 저런 프로그램에 나오는 걸까. 유명해지더라도 저런 식으로 유명해지는  싫어.

밀란 쿤데라의 소설 『불멸』에는 조깅을 하다가 넘어져 전 세계 뉴스에 보도되었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예가 나온다. 카터 대통령이 아무리 다른 좋은 일을 많이 했더라고 결국 후세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조깅하다 넘어진 지미 카터'의 이미지라는 것이다. 그 책을 읽고 '절대로 섹스 비디오는 찍지 말아야지.'하고 결심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유명해지고 싶긴 한데 그래도 좀 격조 있게 유명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소박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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