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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Feb 12. 2022

편의점계의 ‘웃기는 막내’ 같은 책

박규옥의 『싸가지 없는 점주로 남으리』

편의점은 현대 도시인들의 단면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은 존재다. 모두가 잠들어도 불이 꺼지지 않는 , 슬러퍼를 신고 나와 컵라면과 콘돔을 동시에   있는 .  만화경 같은 곳에 세상 쿨하고 시니컬한 편의점 사장님이 떴다. 박규옥 사장은 자신이 박사 학위 소지자라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마음에 드는 손님에겐 친절하게 대하고 예의 없는 손님에겐 쌍욕을  뿐이다. 모든 손님에게 친절하기보다는 '싸가지 없는 점주' 남아도 좋다는 배짱이 있기 때문이다.

책에는 편의점을 시작하게 된 사연부터 매일 오는 경쟁 가게 사장님의 기행, 어설프게 갑질하려다 마침 커터칼을 든 박 사장에게 쫄아서 도망치는 청년 등등 우습고 슬픈 인간 군상들이 대거 등장한다. 24시간 언제고 편의점 문을 밀고 들어오는 손님들의 개성은 백화만발이라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덤불 속> 등장인물 같은 수다쟁이 아저씨가 있는가 하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값을 내고는 정작 원두 내리는 건 잊어 빈 얼음 컵만 들고나가는 정신 나간 청년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웃기는 인간들이 명절에도 외롭게 오피스텔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과 동일 인물임을 알게 되면 읽던 페이지 위로 눈물 방울이 떨어지기도 한다.

나와 아내는 해양생물학자 황선도 박사와 강순희 선생 부부가 "페이스북에서 글 잘 쓰는 사람이 하나 있다"며 추천해 줘서 박규옥 작가를 알게 되었고 출판기획자인 아내는 그 글솜씨를 놓치지 않고 책까지 내게 만들었다. SNS에 올라오던 박규옥 작가의 글은 늘 시니컬하고 유머러스했는데 막상 책으로 읽어보니 문장은 더 탄탄해졌고 사람을 보는 눈도 따스하다.

, 무라타 사야카의 『편의점 인간』과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그리고 박규옥의 『싸가지 없는 점주로 남으리』까지 - 우리가 읽어야  ‘편의점 삼총사 드디어 완성되었다. 편의점 계의 웃기는 막내 같은  에세이를 어서 읽어보시기 바란다.   만드는 몽스북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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