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맥기가 작가들에게 전해주는 말

로버트 맥기의 『STORY』중에서

by 편성준

분명 A4지 한 장 넘게 쓸 수 있을 것 같은 글이 몇 줄만 써지고 더 이상 안 써지길래 고민과 번민을 거듭하다가 내가 가진 글쓰기 책 중 가장 두꺼운 놈을 골라 읽기 시작했다. 로버트 맥기의 『STORY』인데 우리나라 번역본 제목은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이다. 로버트 맥기가 할리우드의 유명한 시나리오 닥터이기 때문에 이런 제목을 붙인 것은 잘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예전에 밑줄 쳐 놓은 곳들을 뒤적이다 갑자기 맨 마지막 챕터로 가보았다. '맺음말' 부분에서 로버트 맥기는 예전에 아버지가 해준 '노래기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리가 아주 많은 노래기의 일사불란한 발걸음에 반해버린 새들이 칭찬을 거듭하며 '어떻게 하는 거냐?'라고 묻자 노래기가 난생처음 자신의 다리들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도대체 어떻게 하더라......?" 노래기가 돌아보려 몸을 틀자 다리들이 당황해서 엉켜버렸다. 급기야 그는 나무에서 떨어진다.

로버트 맥기는 잘하던 것도 의식을 하는 순간 어렵게 된다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한 줄 한 줄 시간 날 때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겁이 나더라도 감행하라고 부추긴다. 작가에게 상상력과 기술보다 더 많이 요구되는 것은 용기라고 말하면서. 거부, 비웃음, 실패를 무릅쓸 수 있는 용기. 나는 로버트 맥기처럼 진심으로 후배들을 위해주는 선배가 좋다. 그의 충고에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다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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