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을 끓였다
아니 찌개였던 것 같다
된장찌개를 끓였는데
재료를 넣다 보니
냉장고 속에
오늘 넣지 않으면
버려질 재료가 있었다
'넣으면 맛이 이상해질 것 같은데..'
생각하면서도
쓰이지 않으면 버려질 그 운명이
너무 가여워서
넣었다
한 소끔 끓이고 난 뒤
한 숟갈 호호 불어
입 속에 넣고 보니
역시 맛이 이상했다
'그래도'
버려지지 않아 다행이었다
쉽게 버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이 나름의 맛도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맛
'그래도'
버리지 않아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