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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go Jan 04. 2021

리시케시에서 천천히 지내기

리시케시 생활 이야기

인도의 리시케시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난 후에 요가를 시작하였다.


오자마자 생각보다 추운 날씨와 변화된 환경으로 약간은 불안정한 기분으로 일주일을 보냈다. 다행히도 리시케시에는 10년 전에 함께 요가를 하며 만났고 그 이후에도 몇 번 이곳에서 만났던 일본 음악가인 호시가 1년 동안 리시케시에서 지내며 생활하고 있었고, 그 덕분에 나도 그가 지내고 있는 게스트하우스의 방 한 칸을 빌려 편하게 지내게 되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요가 선생님도 집에 가끔씩 초대하여 식사를 만들어 주는 등 일주일 동안 리시케시에 적응하는 시간을 잘 가졌다.



리시케시에는 일본 여행자가 정착하며 문을 연 카페 '오카에리'가 있었는데, 코로나가 시작되고 난 이후에 문을 닫았다고 하여, 난 그 카페가 궁금해졌다. 내가 인도에서 하고 싶던 카페 일을 그곳에서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인도에 들어온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에 요가 선생님 집 근처에 있는 그곳에 가보았다. 그 카페 역시 다른 요가 선생님이 하는 요가 센터 안에 자리 잡은 곳으로, 일본 여행자는 이곳에서 요가를 배우다가 식당을 열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리시케시에 머물 때면 가끔 가던 정겨운 작은 식당이기도 했다.


커다란 갈색 문을 열고 들어가니 꽃과 나무가 있는 정원이 보였다.  카페 '오케에리'가 있었던 공간에 들어가 보니 안은 휑했다. 원래 있던 긴 좌식 테이블 하나와 몇개의 작은 테이블 그리고 나무로 짠 의자는 일본 주인이 다 정리했다고 했다. 하늘색으로 벽을 칠한 그곳을 바라보고 서 있는데 왠지 내가 머물 공간이라는 느낌이 잘 들지 않았다. 예전에는 한켠에 일본 책과 잡지들이 가득했었고, 문 옆의 벽에 붙어 있는 요가와 아유르베다에 관한 종이 포스터들이 있었는데 아무 것도 없으니 허전해서 그랬을까. 카페에 잠시 머물며 공간을 약간 확장을 한다는 설명을 듣다가 정원으로 나가서 차를 한잔 하기로 했다. 의자를 나무 곁에 두고 둥그렇게 앉으니 오래된 나무를 에워싸고 커가고 있는 몬스테라가 보였다.


몬. 스. 테. 라.


내가 서울에서 친구에게 선물을 받아 처음으로 키우게 된 식물이었다. 야외에서 커가고 있는 야생 몬스테라를 보니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커다란 망고나무가 잎을 무성히 거닐고 있었다.



우선 카페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 두기로 했다. 해외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적당한 자리를 잡는 것도 어려운 일이므로 천천히 시간을 가지며 한 달 동안 요가를 열심히 해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보면 무언가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까 하면서.


그렇게 천천히 이곳 리시케시에서 한달 동안 살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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