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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go Mar 17. 2021

머릿속이 복잡하다면

인도 리시케시 생활 이야기

엊그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머리가 좀 복잡했다. 생각이 빠른 속도로 이리저리 움직이고 희망에 찼다가 다시 실망을 하곤 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밤에 꿈도 무슨 이야기가 있는 탄탄한 소설을 쓰는 것처럼 자세하게 꾸었다. 생각 속의 주인공이 꿈에도 나왔으며 새벽에 깨다 자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며칠 동안 새벽에 깨서 물을 한잔 마시고 다시 잠에 들었다가 아침 요가를 급히 나갔다가 점심에 낮잠을 자고 다시 밤에 꿈을 꾸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어제의 가슴과 허리를 피는 요가 동작으로 온몸의 뻐근함을 느끼면서 아엥가 요가 센터에 들어가서 누워 있다가 ( 원래 요가 시간 직전에 편하게 누워 있는 시간을 즐긴다. ) 선생님이 들어오시는 소리에 두 손을 합장하고 다 함께 부르는 만트라로 요가 수업을 시작하였다.


갑자기 선생님께서 다운 독, 업 독, 차트랑가, 우타나사나 동작을 계속 빠르게 반복하게 하셨다.


공중에 엉덩이를 뛰우고 다리를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동작을 연결하라며 소리를 치시며 구령을 하셨다. 다들 어안이 벙벙해서 따라 하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생각이 많고 머리가 복잡하면 머릿속의 생각보다 몸을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하셨다. 요즘 들어 부정적인 생각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내 마음에 들어오시기라도 한 것처럼 마침 딱 때에 맞는 상황이었다.


갑자기 웃음이 소리가 되어 ‘하하하하’하고 크게 나왔고 나는 땀을 흘리며 즐겁게 동작을 따라갔다.


머릿속의 뿌연 연기가 사라지고 찌뿌둥하던 몸이 다시 유연하고 가벼워졌다. 오늘 수업은 전체적으로 빠른 동작이 많아 따라가기는 쉽지 않았지만 마음이 가벼워지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단숨에.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 머리가 흐리멍덩하고 마음이 무겁다면 머릿속의 생각보다 더 빠르게 몸을 움직여 보기를.


꼭 요가가 아니라도 좋다. 조깅이나 반복되는 기초 운동 동작을 빠르게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제 곧 오후 요가를 갈 준비를 해야 한다. 몸이 무거워서 점심을 먹고 계속 침대와 한 몸이긴 하지만 마음은 괜찮은 편인 것 같다.


요가 가기 전에 단숨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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