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요가 일기

모든 사람에게 관심 기울이기

인도에서 요가하기

by Mango


모든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자.


오늘은 모처럼 쉬는 목요일이다.


하루에 10시간이 넘게 수업을 받으면 중간 정도에 피곤함이 몰려오는데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은 쉬는 날이기에 공부와 휴식이 조화롭게 이어지고 있다.


어느 날 존경하는 수렌다 선생님과 처음으로 거실에서 몇 마디를 나누었는데, 나보고 일본 사람이냐고 물어서 ( 여행 중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본인이냐고 묻긴 하지만 ), 아니라고 대답을 했다. 요가 코스 수업에는 22명의 학생들이 함께 하고 있고, 난 그리 눈에 띄는 학생이 아니고 조용하게 지켜보는 사람이기도 해서 뭐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참 너무하군 하는 생각도 들긴 하였다. ( 그냥 심각하지 않고 가벼운 생각으로 ).


선생님의 핸드폰에서 벨소리가 울렸고, 나는 수업에 들어가야 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회에 내 이름을 말해주고 싶어 두 손을 모으고 정중히 기다리고 있으니, 선생님께서 통화를 잠깐 멈추시고는 수염이 덥수룩한 얼굴에 커다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내 이름은 아망고이고 난 한국에서 왔어. 흥!"


하고 꼭 마음이 토라진 초등학교 학생처럼 고개를 휙 하고 돌리니 선생님은 박장대소를 하며 껄껄 웃으신다.


그리고 난 수업을 들으러 맨발로 5층 요가원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은 정말 끝이 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제는 웬만큼 적응되어서 맨발로 계단을 올라가는 느낌이 좋기도 하다.



이후 저녁 요가 아사나 수업에 수렌다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평소처럼 아사나 수업을 깔깔, 까르르 대며 재미나게 하다가 수업이 끝날 즈음에 선생님께서는 모든 학생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름을 물어보셨다.


요가를 가르칠 때는 모든 사람에게 포커스를 두어야 하며 다정하고 친절해야 한다며 학생들과 가까이 지내며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날 이후 선생님은 모든 학생의 이름을 기억하며 ( 가끔 잊어버리면 다시 물어보시기도 하지만 ) 우리와 더 가까이 지내고 있다.


누가 요가를 잘하든 누가 요가를 못하든 요가 자격증 코스에서조차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하루하루 조금씩 배워 나가고 있으며, 연습을 열심히 하다 보면 각자의 목표에 다가가게 될 테니까.




갠지스강 산책


오늘은 요가원에서 가장 친한 일본 친구 ( 이름은 아이 , 사랑이라는 뜻이다. ) 아이와 함께 갠지스강 산책을 나섰다. 인도 여행이 처음인 아이는 인도의 모든 모습들을 참 신기해했다. 난 인도를 오고 간지 아주 오래된, 인도의 모습에 너무 익숙해져서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무심한 여행자가 되었고, 그런 아이의 모습이 나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인도 뭄바이 공항에 내려 선 순간의 나의 첫 인도 여행을 생각나게 하여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내게 참 소중한 것이었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나에게 그녀는 항상 고맙다고 말을 하곤 하지만 정작 고마운 것은 나였다. 그녀는 아마 모르리라. 외로움에 지친 오래된 여행자에게는 항상 좋은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갠지스 강변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망고 주스를 먹고, 내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망고 사모사 ( 삼각형 모양의 인도 튀김 )를 먹는 내내 환호성을 지르는 아이를 예쁘게 바라보며 우리는 갠지스강 모래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이는 요가에 대한 열정이 깊고 용기도 많아서 사람들이 많은 갠지스강에서 '머리 서기' 동작을 연습하고 싶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래도 모래가 수북이 깔려 있는 곳이니 넘어져도 특별히 아프지는 않을 것 같았다. 아직 '머리 서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의 동작을 바로 잡아주자 몇 번의 실패 끝에 드디어 성공을 했고 난 재빨리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오래 버티지 못하고 털썩 내려앉은 아이의 머리와 얼굴에 모래가 한가득 튀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고 그저 즐거워했다.



갠지스강 모래사장에는 해가 질 때 즈음이 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연애를 하는 젊은 연인들, 모래를 마구 뛰어다니는 동네 꼬맹이들, 그리고 인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대가족 등 모두들 갠지스강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이는 한 무리의 인도 가족을 만났고 그들에게 가족사진을 찍어 주고 싶어 했다. 한 무리의 인도인들은 계단에 줄을 지어 차분하게 앉았고 아이는 신나는 얼굴로 그들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저는 이렇게 하루하루 소중하게 인도 리시케시에서 요가를 배우며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 2주 후면 이 코스도 끝이 나게 되네요.

시간은 빠르게 흘러갑니다.




*이 글은 2019년 10월에 참여한 인도 리시케시 요가 자격증 코스를 밟으며 썼던 일기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