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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맹그로브 Mangrove Dec 10. 2020

내가 살고 싶은 공간을 또렷하게 만들어준 집

[Knock & Talk] 502호 인터뷰

안녕하세요,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30대 프리랜서 여성입니다. 서울 거주자고요. 결국 다른 무엇보다도 '사람이 정답'이라고 믿고 있는 교육가예요.


사람이 정답이다. 캐치프레이즈 같기도 한데, 조금 더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음, 지내다 보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요. 각자 다른 방향에서 다른 동기들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보자고 하는 말들이 많은데, 어떤 경우에서나 필수 불가결한 경우로 결국 사람이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참 항상 사람이 뒷전이었어요. 뭔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거나, 전략을 세워야 한다거나 이런 것들이 항상 우선이 되었다고 느꼈어요. 


근데 제가 교육 현장에서 이런 것들을 잘 배웠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따듯한 마음으로 손을 내밀고 그런 것들이 세상을 바꾸는 근원인 것 같더라고요. 모두 같이하면 즐겁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데, 뭔가 그럼 결국 사람들을 잘살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교육 쪽 일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교육가라고 소개를 해주셨군요. 언제부터 교육 관련 일을 하신 거에요?

학부 졸업 전부터 교육 쪽 일을 했어요. 20대 초반부터였네요. 햇수로는 10년 차 정도 되었는데, 인제 서야 조금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갈수록 재밌고, 또 갈수록 힘이 드는데 점점 더 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강해지는 것 같아요.


일 안 하실 때는 어떤 것을 하세요?

저는 일을 되게 사랑해요. 제 일을 사랑하는 범주를 넘어서서, 남의 일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 일의 영감을 받는 것도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이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는지 아는 것도 좋아해요. 일과 관련된 글들을 읽는 것도 좋아해요. 그렇게 일이라는 것의 다양한 성질들과 모습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을 안 할 때에는 주로 일을 잘하기 위한 충전을 하는 것 같아요.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던가. 체력을 보충한다거나. 그런 거죠.


사실 일이라는 단어의 개념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넓은 의미에서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면, 일을 하지 않는 순간은 제 인생에서 약간 사라진 것 같아요. 워라벨의 균형의 추가 무너진 지 사실 오래인데, 이게 또 어떻게 보면 균형인 것 같기도 해요. 물리적으로 균형이 잡힌다고 해서 균형 잡힌 삶은 아니잖아요. 일에 확 기울어졌을 때 오히려 저는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껴요. 친구 말로는 너는 일로 얻는 기쁨이 너무 커서 워라벨이 안된다.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그런 느낌이죠. 그런 의미에서 일을 하지 않는 순간은 없어요.


와, 워커홀릭을 넘는 또 다른 차원인데요. 그래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일이 아니지 않나요?

교육업의 본질은 동기부여(Empowering)라서 새로 만나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하면 그들을 임파워링 하는 것에 조금 집중해보고 있어요. 실제로 성과를 가지고 돌아오는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줄 때도 있고, 뭔가 당장 바꿀 수 있는 게 아닐 때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얘기하죠.

일이라는 단어는 뭔가 제가 세상이랑 네트워킹하는 수단이라는 느낌이기도 해서, 사람들하고 만나서 얘기를 하는 것도 결국에는 다 일이더라고요. 그리고 맹그로브에서는 남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도 볼 수 있어서 너무 재밌고 좋아요.

502호님의 방 ©최모레
그럼 일을 잘하기 위해서 어떻게 쉬시나요?

책에 대한 막연한 호감이 있다 보니까 책이 놓여 있는 공간에 가는 것도 되게 좋아하고, 어떤 질문을 가지고 그 답을 얻기 위해 책을 찾아보는 것도 좋아하고. 책의 표지를 보는 것, 책의 텍스처, 책 편집 디자인 이런 것들도 너무 좋아해요. 이런 것들에 집중해보다 보면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기도 하고 또 잘 쉰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랑 다양한 일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도 꽤 좋아해요. 다른 사람들의 일에 관련된 얘기를 듣게 될 때가 종종 있는데, 이때 포지셔닝을 바꿔서 들어보는 걸 되게 좋아해요. 소비자도 되어보고, 동료도 되어보고, 대표로서 생각도 해보고 여러 사람의 입장에서 관점과 생각을 바꿔보게 되니까 그것만으로도 또 다양한 영감을 받게 되더라고요. 특히 맹그로브에 들어와서 여기 있는 친구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면서 얘기하다 보니까 관계에 대한 팁을 많이 얻었어요. 그렇게 얻은 영감을 또 제 일에 다시 잘 투영시켜보려고 노력해요.


502호님은 스스로 자기 모습이 연상되는 동물이나 사물이 있나요?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가 되기를 원하는데, 점점 더 바람이 되는 느낌이에요. 이일 저일을 잘 연결해주고, 또 사라지고 하는 그런 느낌이죠. 라이프셰어 소셜클럽 때 저는 투명한 물이 되고 싶다고 썼었어요. 어떤 사람이 저한테 오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 사람의 모습을 더 잘 비춰줄 수 있는 그런 투명한 누군가가 되어주고 싶다고 생각했었죠. 다른 사람들을 잘 반영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점점 더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모레
 저에게 꼭 맞는 집을 찾아가는 여정은 올해 제 인생에 큰 목표 중 하나인데요.
처음 해보는 거다 보니까 시간도 많이 없고, 물리적인 체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제가 믿고 이미 알고 있는 운영사에서 해주는 곳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맹그로브에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어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제 집을 찾아가는 여정의 일환이었어요. 저에게 꼭 맞는 집을 찾아가는 여정은 올해 제 인생에 큰 목표 중 하나인데, 처음 해보는 거다 보니까 시간도 많이 없고, 물리적인 체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제가 믿고 이미 알고 있는 운영사에서 해주는 곳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전에 살았던 곳은 사회주택이었어서, 민영사가 운영하는 곳에서도 살아보고 싶었어요. 같이 살았던 친구가 맹그로브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맹그로브를 알게 되었고, 들어오게 되었죠.


두 번째는 저보다 어린 연령대에 있는 사람들과 뭔가 격 없는 교감을 많이 나눠보고 싶었어요. 생각보다 30대가 20대 중반에 친구들과 어떤 사회적 배경 없이 대화를 나눌 기회가 굉장히 많이 없더라고요. 직급과 체급 차이가 많이 있다 보니까 막역하게 친해지지도 또 교류를 하기도 어렵더라고요. 무턱대고 아무나 붙잡고 친구가 되어줄래?라고 물어볼 수는 없으니까, 어느 정도 블라인드가 필요했던 거죠.


뭐가 그렇게 힘들고, 왜 무엇을 그렇게 잘하고 싶은지, 어떤 것이 불만인지, 어떤 일들을 하고 싶은지 등이 궁금했는데 이런 것들을 그냥 서슴없이 같이 이야기해볼 친구들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연령층이 조금 낮은 코리빙을 찾아보려고 했어요.


그전에 살던 코리빙하우스는 모두 비슷한 연령대로 구성이 되어있다 보니 직장에서의 연차도 있고, 대화의 주제와 깊이도 딥했죠.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사람들마다 너무 다양했고, 인생에 다양한 굴곡들도 경험해봤다 보니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눠볼 수 있었다면, 맹그로브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사회초년생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이미 지나왔던 시기에서 제가 간과했던 부분이 이런 거였구나 하고 생각되는 것들도 많더라고요. 나이 차이가 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참 서로에게 중요한데, 사회에서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너무나도 적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어요.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루셨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느 정도 둘 다 충족하고 나간다고 생각해요. 올해만 벌써 2번째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동안 제가 필요한 공간, 제가 살고 싶어 하는 공간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한 안을 찾아갈 수 있었어요.


새로운 또래의 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좋았어요.
같이 살지 않았으면 모를, 그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삶을 알게 된 거니까요. 


두 번째 목표도 나름대로 달성했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또래의 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좋았어요. 같이 살지 않았으면 모를, 그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삶을 알게 된 거니까요. 카운슬링이나 컨설팅은 서술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까 솔루션을 줄 때도 제약이 이미 많이 걸려있는 상태에서 진행되는데, 이렇게 같이 살면 한 사람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더라고요. 표현해내고 있는 정보와 표현하기 싫은 정보까지도 모두 볼 수 있다 보니 사람을 입체적으로 알 수 있고 또 이런 부분들을 되게 힘들어하는구나, 그래도 조금 더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어떤 손을 내밀고, 어떤 말을 해주는 것이 좋구나 하는 것들을 알 수 있게 되었죠.


그럼 맹그로브에서는 어떤 친구들을 자주 만나셨어요?

참 많이 투덜대는데 참 많이 잘하고 싶은 친구들을 많이 만난 것 같아요. 밀도 있게 잘 살아보고 싶은 친구들, 애 많이 쓰고 있는 그런 친구들을 만났죠.


그분들이랑은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어요?

주로 일 얘기, 사랑 얘기, 먹는 얘기, 하루하루 사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또 막 뭘 샀는지 이런 얘기도 많이 했어요. 직업을 의도적으로 노출한 적은 없었는데, 의외로 진로 상담, 연봉 상담 이런 것도 엄청 많이 했어요.


맹그로브에서 만난 대다수의 제가 좋아했던 친구들은 저에게 한 번 정도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한 무기력에 대해서 얘기를 해줬던 것 같아요. 회사에서, 업무 중에서, 어떤 일을 할 때 자신을 바라봐주지 않아서 외롭고 괴롭다는 얘기를 해줬었죠. 작은 조직, 중형 조직, 대형 조직할 것 없이 비슷했던 것 같아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볼 수 있을까 하고 솔루션에 대한 대화를 많이 했었어요.


이렇게 보니 무슨 커리어 상담 업체 같네요. 근데 이런 얘기들을 진짜 많이 했었거든요. 특히 맹그로브에서 퇴실을 하고 나간 친구 중 한 명이 감사문자를 보내주기도 했었어요. 제가 이렇게 도전해 보자 하고 조언해주고 책 추천도 해주고 했었던 친구가 있었는데, 많이 좋아졌다고 연락이 왔었어요. 그때 '아, 이게 짧은 시간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구나'하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죠.


기억 남는 장면, 사건들이 있으셨나요?

몇 가지 있는데, 초창기에 한 두어 달은 눈 뜨자마자 제 캠핑의자를 가지고 루프탑에 올라가서 커피랑 제철 과일을 깎아서 무조건 앉아 있었어요. 그냥 그런 시간을 너무 갖고 싶었어서 처음 해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가만히 앉아있는걸 너무 못하는데, 그 커피를 앉아있는 동안 가만히 있다가 내려오는 게 제 스스로의 챌린지였어요. 그렇게 가만히 꾹 참고 있어 보는데, 그 루프탑 벽에난 그 틈 사이로 서핑하듯이 바람이 우는 거예요. 그 바람소리에 맞춰서 호흡을 맞춰보았는데, 뭔가 신기한 그런 느낌을 처음 느껴봤어요. 맹그로브 루프탑이 있어서 가능했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는 거기서 간단하게 책도 읽고 하는 그 시간을 되게 즐겼어요.

루프탑에서 먹는 과일과 차 ©502호
각자의 일에 집중해서 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같이 커피도 마시고, 얘기도하면서 집중도 하고 그런 신기한 분위기였어요. 그 순간이 되게 재미있고 귀한 시간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분위기는 다시 느끼기 어려울 것 같았죠. 


또 다른 날은 바로 며칠 전이었어요. 마침 4-5명 정도가 1층 쏘리낫쏘리에 모여서 일을 하고 있는데, 뭔가 내가 정말 다른 세상에 와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각자의 일에 집중해서 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같이 커피도 마시고, 얘기도하면서 집중도 하고 그런 신기한 분위기였어요. 그 순간이 되게 재미있고 귀한 시간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분위기는 다시 느끼기 어려울 것 같았죠. 


한 번은 밤을 새워서 다 같이 얘기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청년 주거문제라던가 언제까지 코리빙에 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얘기라던가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밤을 새우면서 새벽까지 504호 친구 방에 옹기종기 모여서 4-5명이서 되게 깊게 얘기를 했었는데, 그게 뭐라고 무슨 포럼마냥 열심히 얘기를 했었거든요. 이런 밀도 있는 시간들이 맹그로브에서는 진짜 잦았는데, 사회생활에서는 그게 워크샵을 열어도 쉽지가 않아요. 밀도도 빈도도 말이죠. 그래서 이런 날들도 되게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24명의 메일 박스와 엘리베이터 옆 플로어가이드 ©EARTH, Yongtae Lee

사실 그래도 마음속에 저장해놨던 한 장면은 따로 있어요. 맹그로브가 엘리베이터를 쓰는 건물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다 같이 놀거나 일을 하다가 다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게 되는 경우가 되게 잦아요. 다 같이 한 번에 타서 2층에서 한 명, 3층에서 한 명 내리고, 4층에서 한 명 내리고, 엘리베이터에서 한 명씩 인사를 해주는 것이 그게 뭐라고 사실 별 게 아닌데, 절대 잊어버릴 수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이 행위에서 뭔가 다른 의미에서의 소속감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이상한가요? 근데 이거는 정말 다른 어디에서도 정말 경험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최모레
짧은 기간이셨지만 많은 일이 있으셨군요! 이사 오신 후에 혹시 늘어난 짐이 있다면?

여기서 본격적으로 제 일을 준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일과 관련 서적이 많이 늘었어요. 또 구매를 하려고 했었던 아이템이 하나 있는데요, 입주민 친구들이 추천을 해줘서 지금 기계식 키보드를 4개를 한 번에 테스트를 해보고 있어요. 적축, 갈축, 청축, 무접점... 저는 사실 뭐가 다른 지도 잘 몰랐었는데, 한 번씩 써보라고 친구들이 빌려 줬거든요. 그래서 하루씩 써보면서 최고의 키보드를 찾고 있죠.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역시 루프탑인가요?

루프탑과 일층 테라스. 이 두 곳이 저한테는 가장 좋아하는 장소예요. 일층 테라스는 쏘리낫쏘리랑 연결이 되어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차갑고 따듯한 물을 받아서 나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제 집에 테라스가 달려있는 기분이랄까. 루프탑은 그래도 단절된 느낌인데, 1층 테라스는 조금 더 연결된 느낌이 있거든요.

1층 테라스에서 먹었던 네팔음식 ©최모레

종종 아침식사를 하는 장소로 썼었어요. 이른 아침은 되게 고요한 반면 차가운 공기가 잠을 깨우는 느낌을 주거든요. 덕분에 집을 가지게 되면 테라스가 있는 집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 전에는 테라스가 있는 집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생각이 바뀌었어요. 코로나 때도 안전한 바깥 공간이 확보가 되니까 좋더라고요.


동네는 어때요? 동묘 라이프는 만족스러우신가요?

제가 종로 출신이긴 한데, 알고 살아왔던 종로랑 달라요. 맹그로브도 같은 종로구인데 되게 다른 동네의 느낌이에요. 생경했고, 맹그로브에 사는 것이 아니었다면 지근거리에 있었어도 한 번도 못 와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숭인동도 평생 모르고 죽었을 수도 있어요.


동묘는 되게 오래되었는데 그게 또 매력 있는 동네예요. 주변에 봉제공장이나 전문 기술을 가진 공장들이 있어서 어떻게 보면 베트남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해요. 동네에 오토바이가 많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맹그로브 바로 앞 집에 워싱을 하시는 분이 있는데, 새벽까지도 워싱을 하시고 계신 것을 볼 때면 휴식의 공간과 삶의 현장이라는 느낌을 같이 받죠.


마지막 질문입니다. 502호님은 맹그로브에 와서 어떤 것을 얻어가시나요?

좋은 친구들이 생겼고 그리고 다른 일을 하는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알아가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코리빙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살아보니 코리빙은 불가피하게 우리 사회에서 너무 당연해질 공간이더라고요. 그런 것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나눠볼 수 있는 친구들이 생겼어요. 일을 하지 않는 공간에서도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회사 동료들과의 사이도 좋아졌어요. 여기서 친구들의 얘기를 듣다 보니 시야가 많이 넓어졌어요. 당시에 이해가 안 가던 게 이해도 되고, 조금 더 부지런해져서 나가는 것 같아요. 간접적으로 살림도 하게 되다 보니 뭔가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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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태

사진 | 엄종헌, 김기태, 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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