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사춘기가 왔다. 사실 온지는 꽤 되었다.
내일이 학교 체육대회였기에 엄마는 정말 가볍게 물어봤다.
"행복아. 내일 뭐 입고 가니?"
"교복이요."
한템포 쉰 뒤에 다시 물어봤다.
"교복은 불편하니까 츄리닝을 입는게 어때?"
"교복이 더 편해요."
그러고선 티비를 보기 위해 소파에 앉았다.
두템포를 쉰 엄마는 대화를 이어나갔다.
"행복아. 교복보다는 츄리닝이 편하지."
"저는 교복이 더 편한데요."
억지를 부리고 있는 행복이에게 이것저것 설명했다. 츄리닝이 더 편한 이유. 친구들의 반응. 교복이 편할 수도 있지만 보편적이지 않은 것들....
계속 억지를 부리면서 서로가 언성이 높아졌다.
"엄마는 저를 잘못한 사람으로 봐요."
그 타이밍이 설득하기 좋은 타이밍이었을까. 아니면 감싸주기 좋은 타이밍이었을까.
하지만 설득하거나 감싸주기엔 표정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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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중2병이라고 불리우는 사춘기는 이제 걸리면 안되는 질병으로 취급되고 있다.
하지만 질풍노도의 시기 사춘기는 지금 꼭 걸려야 하는 성장통이다.
지금 겪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 발현될테니까.
잘 설득하고 잘 이야기하고 잘 맞춰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과는 썩 부정적이다. 여전히 말투는 퉁명스럽고 눈빛은 사나우며 행동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더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잔소리나 설교가 아닌 이야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