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안 가도 돼.

by 이소망

세상이 변했습니다. 대학의 졸업장이 미래의 탄탄대로를 보장해 주는 시대는 끝난 지 오래되었습니다. 대학졸업장이 있다고 모두 취업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너무 많은 대졸자들은 오히려 희소성이 떨어진 지 오래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몰두하며 성공을 거머쥐는 사람의 성공 스토리는 이제 보편적인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인공지능까지 등장한 요즘.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간이 해야 할 일은 다른 종류의 것이 되었습니다. 세상이 변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그리고 저의 아이들에게도 말해주곤 했습니다.


"대학 안 가도 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하지만 이제 저는 저 말을 하지 않습니다. 너무 무책임한 말이란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되는 시대는 맞습니다. 대학을 가지 않아도 전문적인 지식을 쌓을 곳은 많습니다. 원하고 노력만 한다면 대학 등록금을 아껴 더 좋은 공부와 활동을 할 수도 있겠죠. AI의 도움을 받아 코딩도 할 수 있고 1인 창업도 쉽게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그런데 그건 40이 넘은 저에게 해당하는 말이었습니다. 아직 세상을 잘 모르는.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잘 모르는.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잘 모르는 학생들과 아이들에게 할 말은 아니었습니다. 정말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명확하다면 대학이 필요 없겠지만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모를 때, 그리고 최소한의 인생 가이드라인을 모를 때 대학만큼 좋은 울타리는 없겠다는 생각을 요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다른 말을 합니다.


"대학 안 가도 돼. 자신이 정말 가고자 하는 길이 있다면 말이지. 하지만 잘 모르겠으면 일단 공부해. 그리고 대학에 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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