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종례 07화

오늘 누웠으면 내일은 뛰어야 할지도...

by 이소망

앞부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공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야 합니다. 자신의 나이가 중학교 2학년인데 반에서 꼴찌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초등학교 6학년 문제집을 사서 풀어보시면 됩니다. 아직 중학교 2학년 수준이 안되었는데 붙잡고 있어도 의미가 없습니다. 빠르게 탑을 다시 쌓아야죠. 초등학교 6학년 문제를 열심히 풀어서 100점을 맞을 정도로 공부한 다음 이제 중학교 1학년 과정을 마스터해야 합니다. 이렇게 차근차근 탑을 단단히 쌓아가야 합니다. 자 이 부분에서 문제가 하나 발생합니다. 나는 중학교 2학년이지만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이어서 초6 문제집을 푸는데 시간을 쓰고 있다면 현재 내 친구는 중학교 2학년 수준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거란 말입니다. 그 말인즉슨 내가 친구와 같이 가려면 친구보다 더 많이 공부해야 되고 더 빨리 뛰어야 된다는 말이 됩니다. 내 친구는 저만치 중학교 2학년 과정을 달리고 있는데 나는 초등학교 6학년 과정에서 뛰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어떻게 합니까. 과거의 나에게 원망 한 번 하고 열심히 달려야죠. 우리의 시간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자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만약에 친구와 같은 수준이 되려면 같은 시간 안에 초등학교 6학년 과정과 중학교 2학년 과정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정말 시간이 부족하겠죠? 그래서 시간에 대한 개념을 항상 인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시간을 여기에 썼구나. 이곳에 내 귀한 시간을 투자했구나.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오늘도 내 하루를, 내 시간을 잘 썼구나라고 생각된다면 저는 그걸로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독일의 교육학자 tom senninger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연구는 꽤 흥미롭습니다. 그는 학습에 있어서 3가지의 영역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안전지대(온전히 이해하고 기억하는 지식), 학습지대(완전히 알진 못하지만 이해와 추론이 가능한 지식), 공포지대(이해와 추론이 불가능한 지식)가 3가지 영역입니다. 그는 진정한 학습이 이루어지는 곳은 학습지대라고 강조했습니다. 안전지대는 결국 다 이해했고 기억해서 더 이상 학습할 필요가 없는 곳이기 때문에 배울 곳이 없습니다. 문제는 안전지대를 떠나 학습지대로 이동하는 게 쉬울까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문자 그대로 안전을 벗어나면 불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원래가 안전을 추구하죠. 불안전을 싫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습에 있어서 필요한 것이 안전을 벗어나려는 용기입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불확실한 세계로 나아가려는 용기와 힘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때 자칫하면 과도한 불안이 느껴지는 공포지대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학습이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말 그대로 공부에 대한 공포로 인해 고통과 절망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너무 어려운 문제는 우리에게 좌절과 실망감을 안겨주잖아요. 초등학생에게 대학생이 풀 수 있는 문제를 주는 것은 고통입니다. 말이 안 되죠. 그런데 사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내 실력은 6학년 밖에 안 되었는데 나이를 먹어 어느새 중3이 되어있을 수 있습니다. 나는 6학년인데 중3 문제를 풀라고 하는 것은 공포지대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공부는 재미없고 무섭고 귀찮고 어려운 일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이때 빨리 메타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아. 나는 초6 수준이지. 그리고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학습지대에 머물며 6학년의 내용을 학습하고 점차 안전지대로 나아가 결국 내가 원하는 수준에 다다를 수 있어야 합니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그렇다면 그 귀중한 시간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일단 먼저 시간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시간은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자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 시간을 가지고 운동해서 몸을 만들고 어떤 사람은 이 시간을 게임에 써서 즐거움을 얻기도 합니다. 결국 이 시간이란 자원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우리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루는 몇 시간이죠? 24시간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24시간을 나눈다면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일단 자는 시간 7~8시간. 밥 먹는 시간 3시간(사실 이보다 적지만 부모님을 도와 식사를 준비하거나 정리하는 시간을 포함해 봅시다.) 학교에서 9시부터 4시까지 있는다면 7시간. 학교에 가는 시간 오는 시간 1시간. 그러면 여러분에게 주어진 평균적인 자유시간은 5~6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에 학원을 다닌다면 3~4시간은 빠질 테고 그렇다면 여러분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자유시간은 3시간이란 소리입니다. 여러분은 이 시간에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사실 이렇기 때문에 여러분은 하루를 엄청 잘 쓰셔야 합니다. 허투루 쓸 시간이 없습니다. 3~4시간 동안 친구들도 놀아야 되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야 되고 연애도 해야 되고 운동도 하고 게임도 해야 하고 간식도 먹어야 되고 청소도 해야 되고 정리도 해야 됩니다. 하루의 시간은 정말 짧습니다.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시간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아 '생활계획표'를 만들라고 하는 거구나 싶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다들 방학을 맞아 생활계획표를 열심히 만들어놓고 하루도 지키지 않았던 경험들 있잖아요? 멋지게 만들어놓고 지키지 않아서 작심삼일이다 의지박약이다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합니다. 이런 행동들이 반복되면 때때로 여러분 자신을 못 믿게 되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나는 안되는구나 생각하게 되죠. 나중에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우리는 자신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타박하고 헐뜯으면 안 됩니다. 믿음이 없어지니까요.

우리는 '생활계획표'라는 거창한 것은 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시간관리는 아주 단순하고 간단하게 갑니다. 이름하여 '자성수프'. '자기 성장 스스로 프로젝트'의 줄임말입니다. 제가 학생들을 데리고 진행했던 하루일과 프로그램입니다. 진행방식을 설명드리면 이 프로그램은 학습/건강/미래 총 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합니다. 학습은 공부와 관련 있는 것이고 건강은 내 몸과 미래는 자기 계발을 위한 부분입니다. 이 세 부분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정해서 하루동안 실천하면 됩니다. 여기에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무슨 일이 있어도 계획한 것을 반드시 할 것. 둘째. 꼭 5분 안에 끝낼 수 있는 것으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것. 부담되지 않고 지킬 수 있는 것으로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습 부분에서는 수학문제 한 문제 풀기. 운동에서는 팔 굽혀 펴기 5개. 미래에서는 목표하는 분야 관련 책 한 페이지 읽기. 이렇게 5분 안에 할 수 있고 부담되지 않는 것으로 정하는 겁니다. 만약에 자려고 누웠을 때 프로젝트를 실행하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면 바로 일어나서 완수하고 잘 수 있을 정도로 쉬운 것이어야 합니다. 어떻습니까. 부담이 없죠? 너무 쉽다고 생각하거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물어볼 수 있겠지만 이 프로젝트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성취감입니다. 아까 나왔던 '생활계획표'는 정말 기가 막히고 좋은 계획이지만 우리는 그렇게 계획대로 살지 못할 때가 더 많습니다. 그건 아직 여러분의 힘으로 지키기 어려운 계획이라 그렇습니다. 마치 실력은 초보자인데 프로처럼 계획을 세웠다고 할까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해야 하는 첫 번째 시간관리는 작은 성공입니다. 내가 아주 작은 시간이라도 내 의지대로 계획해서 실천해 가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막상 해보면 어렵다는 것을 느낄 겁니다. 꾸준하다는 정의의 어려움을 말이죠. 아마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겁니다. 사람이 습관을 가지는 시간이 66일이라고 합니다. 천천히 작게 우리의 시간관리를 거창하게 하지 말고 정말 작은 것에서 시작해 봅시다. 바로 지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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