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학원에서도 정말로 많이 쓰는 단어입니다. 옛날에는 '스스로 학습'한다는 자습이란 표현이 있었는데 주도라는 말이 추가되면서 뭔가 있어 보이는 전문단어가 되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이란 무엇일까요? 당연히 말 그대로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말합니다. 혹시 자기주도학습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놀랍게도 많은 학생들이 자기 주도 학습을 할 줄 모릅니다. 지금 제 앞에 앉아 있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도 자기주도학습이 잘 되어있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수행할 뿐이죠. 대부분 타인주도학습 더 정확하게는 엄마주도학습이나 학교주도학습, 학원주도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주도학습을 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는 무엇일까요? 이제 저의 이야기를 꽤 많이 듣다 보니 눈치가 빨라진 학생들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제일 첫째는 저번에 말했던 메타인지입니다. 내가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는 것.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모르는데 자신이 주도하고 계획해서 학습을 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자기를 이해하지도 못한 채 다른 사람이 주는 과제를 수행하면서 공부할 뿐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참 재미있는 모습을 봅니다. 학생들은 규율과 억압, 타인의 간섭을 정말로 싫어하고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공부에 있어서는 스스로의 힘이 아닌 타인의 지배를 받고 싶어 하는 모습이 있죠. 다시 정리하면 자기주도학습은 본인 스스로가 주도해서 공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자기 통제력도 필요하고 자기 객관화도 필요하고 자기를 아는 메타인지도 필요합니다. 모두 자신을 알아야 할 수 있는 학습이 자기주도학습입니다. 자신에게 자유시간이 주어졌을 때 학교 숙제나 학원 숙제가 아닌 나 스스로 책을 펴고 문제집을 푸는 학생들이 얼마나 될까요? 내가 정해놓은 분량과 내가 하고 싶은 과목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어디에 있을까요? 많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학생들은 놀랍게 발전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말이죠.
제가 아주 좋아하는 명언이 있습니다. '호기심이란 일종의 무지의 고백인데 그것은 의도적이며 당당하며 거침이 없다.' 피아니스트 루빈스타인의 말입니다. 호기심이 많은 여러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말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배울 수 있죠.
그러면 우리는 언제 공부해야 할까요? 언제 공부하고 언제 놀아야 될까요? 사실 이 이야기를 제가 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정답은 누구에게도 있지 않고 여러분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공부하라는 숙제를 드리는 겁니다. 우리는 언제 놀아야 할까요? 혹은 언제 공부해야 할까요? 지금 공부 안 하면 우리는 언제 놀아야 되고 지금 놀면 우리의 미래는 정말로 불투명해질까요? 저는 결국 그 선택은 여러분에게만 있고 후회만 하지 않는다면 모두 정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졸업생들이 저를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둘 다 고등학생이 되어서 공부를 열심히 하다가 잠시 시험을 끝내고 일찍 조퇴한 김에 저를 찾아온 거죠. 두 학생의 성향도 비슷하고 학교 다닐 때 성적도 비슷하고 심지어 생김새도 비슷한 학생들이었는데 이 제자들이 저에게 이야기한 게 재밌습니다. 한 녀석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샘. 애들에게 꼭 전해주세요. 중학교 때 놀지 말라고. 중학교 때 놀면 고등학교 가서 후회한다고. 중학교 과정 완벽하게 공부하고 고등학교 수업도 미리미리 공부한 다음에 올라오라고요. 지금 너무 힘들어요." 그런데 다른 녀석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샘. 애들에게 꼭 전해주세요. 중학교 때 공부하지 말라고. 열심히 놀라고. 고등학교 오면 어차피 공부만 해야 되니까. 실컷 놀라고 중학교 때만 놀 수 있다고. 중학교 때 공부한 게 후회돼요. 펑펑 놀걸." 자. 어느 학생의 말이 답일까요? 말씀드렸죠. 둘 다 답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정답으로 만드는 사람은 여러분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공부해야 할 타이밍과 놀 타이밍은 여러분 스스로 판단해야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약간 딜레마입니다. 여러분에게 무엇을 하라고 하는 것이 여러분의 행복을 위한 길일까라는 고민을 항상 해요. 단편영화 중에 '입시충'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김재우 감독이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동안 찍은 영상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엮은 영화입니다. 입시에 대한 고뇌와 고등학교 시절 즐거웠던 추억이 담겨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영화의 초반부에 보면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학교에서 노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는 그 장면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엄청 웃으면서 보았던 장면인 동시에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영화에서 학생들은 정말 재밌게 놉니다. ‘그래. 저게 고등학생이지. 저 때만 그렇게 놀 수 있지. 다시 못 올 그 시간이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놉니다. 그러면서 짠한 생각이 뒤를 이어 나옵니다. ‘저 친구들은 대학교를 못 가겠구나.’ (과연 그 친구들의 결말은? 영화에서 확인해 보시죠.) 이게 어렵습니다. 공부하는 것도 노는 것도 그때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되는 치킨 게임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공부와 노는 것, 두 마리 토끼를 다잡는 것도 가능하죠. 하지만 그렇기 위해서는 정말 정말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맡깁니다. 지금의 순간에 노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무엇을 하든지. 최선을 다해서 하시죠. 후회하지 않도록. 그러면 나중에 여러분 인생을 뒤돌아 봤을 때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칭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