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습관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항상성”이다.
물론 습관이라는 단어 속에 “꾸준함”이 들어있긴 하지만.
내 습관의 시작은 “아빠와의 목욕탕”이었다. 학교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난 데다, 목욕탕에 가야 해서 꿀같은 잠을 포기하고 일요일에도 아침 일찍 일어났다. 그렇게 10년 가까이 매일 아침 6시 30분이면 일어났던 것 같다.(그것도 어릴 때 말이다.)
그 덕분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에 대한 허들이 낮아서 필요에 따라 점점 아침 아니 이제는 새벽 시간에 많은 것들을 시도해왔고 조금씩 결과물을 얻어내고 있다.
어제 언급한 내 정체성은 “김경태”라는 이름으로 대변할 수 있다고 했다. 내 정체성을 수식하는 명사인 작가, 회사원, 자기계발러 등의 단어들은 모두 꾸준했던 새벽에서 비롯되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나는 늦어도 5시 전에 일어난다. 보통은 3:50분에 일어난다. 예전에는 6시에 일어났는데, 새벽이 좋아지고 새벽에 할 일을 하나씩 늘리다 보니 좀 더 이른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독서를 했다. 새벽 1시간이면 약 100페이지를 읽을 수 있었다. 집중력이 좋아지는 시간이라 자기 계발서와 의식 도서를 주로 읽었다. 새벽시간만으로 일주일에 두 권 정도의 책을 읽어냈다. 독서에 속도가 붙고 읽기를 넘어 기록하는 것에 관심이 가면서 생각 쓰기를 시작했다. 생각을 끄적여대던 것이 점점 축적되면서 문단이 되고 짧은 글이 만들어졌다. 새벽은 개운했고 맑았다. 그 기운 덕분에 책을 읽으면 훨씬 더 다양한 상상을 펼칠 수 있었고 그것들을 종이에 열심히 기록했다.
블로그에 글을 쓴 것은 15년이 넘었지만 매일 쓰기는 3년 정도다. 3년이면 1000편이 넘는 글을 쓴 것이다. 물론 일기 같은 글이라 비공개로 설정해 둔 것들이 훨씬 많지만 공개 여부를 떠나 그 시간을 통해 나는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고 주저함을 떨쳐냈다.
이제는 “일단 쓰고 보자.”, “고치면 된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라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하나라도 더 잡아내는데 집중하고 속도를 낸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내 독서를 만들었고, 글쓰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물론 아직 새벽에 운동을 하지는 않는다. 주말이면 가끔 7시를 전후에 달리기를 하지만...
새벽이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내가 정한 하루할 일(과업)”의 대부분을 새벽에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벽 시간에 자기계발에 대한 내 목표의 7~8할을 해낼 수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 일에 집중할 수 있고, 퇴근 후 바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운동을 마치면 피곤해지기에 조금은 느슨해지는데 그렇더라도 새벽에 많은 것을 해두었기 때문에 마음 편히 쉴 수 있다.
이 또한 즐거움이다.
앞으로 나는 잠을 조금 늘릴 계획이다. 새벽시간은 유지할 생각이지만 잠드는 시간을 조금 당겨 현재 11시 정도를 10시 반 정도로 조정할 계획이다. 이걸 통해 점심시간에 낮잠을 자는 습관을 없애보려고 한다. 점점 관리자가 되어갈수록 피곤해서 책상에 엎드려있는 모습이 후배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시간은 정직하다. 그리고 인생은 참 오묘하다.
때로는 거저 얻은 것 같은 것들도 있고, 때로는 아무리 얻으려 해도 손에 잡히지 않는 것도 있다. 하지만 그냥 얻었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알고 보면 숨어있던 노력의 산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또, 그냥 얻어 기뻐하더라도 어느 순간 없었던 것처럼 금세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아직 잘 모르지만 인생이 그렇다.
그래서 더 살아볼 만하다.
즐겁다. 그리고 좋다.
- 작가 김경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