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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Jul 06. 2020

드디어 나도 운동을 몸에 붙였다

: 세상 최대의 난제 운동습관 만들기



너무나 오랜 기간 동안 운동은 나에게 풀지 못하는 숙제 같은 것이었다.
그래도 아주 어린 시절에는 분명 친구들과 열심히 뛰어놀았다. 엄마가 매번 공터로 아들 잡으러 왔던 기억이 선한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움직이는 것 자체가 귀찮고 힘들어졌다.


키 176은 군대를 제대할 때까지 큰 키로 그때 내 몸무게는 67킬로그램이었다. 이 몸무게는 취업 전까지 유지되었다. 취업 후 결혼을 할 때는 몸무게가 71킬로였다. 그리고 올해 초 내 몸무게는 79~80 사이를 안타깝게 오가고 있었다.


내 몸이 무겁다는 게 느껴졌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불어나는 몸을 제어해야 하는데 맛있는 것은 너무 많고, 술자리는 늘 즐거웠다. 결국은 운동을 통해 살을 빼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난 5월까지 내 몸무게는 제자리였다.



 20~30대에는 끼니만 몇 번 걸렀더니 살이 쭉 빠졌었는데, 이제는 미동도 없었다.
나 역시 젊어서는 돈 버느라 운동을 멀리하다가 건강이 악화되고 나서야 번 돈으로 좋은 약을 사 먹어가며 운동하느라 정신없어지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다다랐을 때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 시작은 달리기였다.

달리기의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일단 나가면 뛴다. 아니 뛰지 않더라도 걷기라도 한다. 그런데 방에서 현관문 밖의 거리는 정말 멀다. 그 거리의 늪을 극복하기만 하면 세상 모두는 “뛰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난 그것을 #런데이 어플로 극복했다. 이건 예전에 포스팅을 했으니 참고해주시길 바란다.

보통은 그렇게 운동을 해도 하나의 과정이 끝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마련인데, 이번엔 정말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몇 가지 허들을 만들어 도전하는 과제로 삼았고 지금까지 약 6개월간 #달리기 를 지속하고 있다.

나 자신이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세상에 내가 내 몸에 운동을 그것도 달리기를 붙이다니 말이다.

회사를 쉬는 주말과 주중의 새벽이면 나는 일상의 루틴을 깨고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집 앞 공원으로 나선다. (보통 내 새벽은 독서 / 명상 / 글쓰기이다.)
그리고 애플 워치의 달리기 어플을 켜고 카운트에 맞춰 뛴다. 이어폰에는 경쾌한 음악이 템포를 맞춰준다.
내 숨소리는 이내 거칠어지고, 시계를 쳐다보면 내 심박수는 190을 넘기기 직전이다. 하지만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30분~40분을 계속 뛴다. 이제 나는 그런 체력이 생겼다. 처음에는 무릎이 제법 아파오곤 했는데, 신발을 바꾸고, 자세를 고쳐가며 무릎도 좋아졌다.

하지만 살은 거의 빠지지 않았다. 뛰는 횟수를 늘리기는 부담스러웠는데, 얼마 전 지인과의 식사 중에 체중조절의 9할은 음식이라는 얘기를 듣고, 관련된 책과 정보를 뒤졌다. 그리고 음식조절을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얻은 몸무게는 조절 2주를 지낸 시점에 3.4킬로그램 감량이었다. 결과를 마주하니 탄력이 붙었다. 어제 따님이 내 몸무게를 보더니 5킬로그램만 더 빼면 좋겠다고 해서 목표를 71킬로그램으로 정했다. (어려운 길이다.)

하지만 도전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바로 운동이 몸에 붙었기 때문이다. 쉬는 날 새벽에 운동화 끈을 묶고 바깥으로 나가고 싶은 생각을 갖췄기 때문이다.

자, 그럼 여러분들도 이제 운동을 몸에 붙여보도록 하자.
운동을 몸에 붙이기 위해 필요한 4가지 항목을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1. 자신의 체력 상태를 수치로 확인하라
운동의 목적은 건강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몸의 현재 지수를 알 수 있으면 확실히 동기부여가 된다. 요즘은 인바디 (체지방과 근육량) 측정이 가능한 체중계가 많으니 운동 전에 측정하고 주기적으로 자신의 몸상태를 수치로 관리하면 분명히 동기부여가 된다. 특히 체중조절에는 매일 특정 시간에 체중계에 올라가 보는 것이 필요하다.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한다면 모든 것을 수치화하고 주기적으로 측정하자.


2. 신발끈을 매고 일단 밖으로 나가라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이것만 할 수 있으면 일단 절반은 성공이다. 집 밖으로 나서면 뭐라도 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집 밖으로 나설 수 있을까?
나 같은 경우는 집에 가서 앉으면 퍼졌기 때문에 집에 가서 앉기 전에 바로 운동복을 갈아입고 무조건 나섰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면서 운동하겠다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선언을 하며 내방으로 갔다. 선언은 약속이다. 자신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데 누구와의 약속을 지킬 것인가?
매번 정말 쉽지 않은데 이건 진짜 자신과의 지난한 싸움이다. 이건 방법 없다. 그냥 하는 거다.


3. 함께하는 동료를 만들어라
위 2번을 도와줄 항목이 바로 동료와 함께하는 것이다. 함께하는 사람이 있으면 책임감/의무감에서라도 하게 된다. 괜히 아프다는 핑계를 대지는 말자. 그런데 함께 운동하고 수고했다며 치맥이나 술자리를 만들지는 말자. 깔끔하게 파워에이드 한잔하고 헤어지는 거다.
일단 밖으로 나가는 것도 어렵지만, 친구랑 그냥 헤어지는 것은 더 어렵다. ㅠㅠ
이렇게 운동을 몸에 붙이기는 어려운 것이다. 진짜!!!


4. 목표 달성 어플을 활용하라
개인적으로 어플 덕분에 달리기를 몸에 붙였기에 나는 어플의 힘을 믿는다. 아니, 내 트레이닝을 도와주는 코치의 말을 믿는다. 그들은 힘들 때 한걸음 더 뛰게 만들어 줬다. 그래서 우리는 비싼 돈을 주고 PT를 끊고, 돈 주고 기합을 받는 것이다. 코치의 말은 좌절을 곱씹게 만든다. 자칫 성격이 나빠지는 부작용도 있다. 하지만 건강이 우선이다. 여러분의 노력으로 만들어내는 땀은 값지다. 땀으로 흥건한 셔츠를 상상하자. 내 몸의 육수가 빠진다는 즐거움은 기대 이상이다.



주저리 말이 많았지만 운동을 몸에 붙인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어렵고 어려운 과정이더라. 오죽했으면 44년간 못 붙인 습관을 이제야 붙였겠는가!
붙였다고 말하지만, 아직도 운동 전에는 약간 상기되고, 운동 중에는 고통스럽고, 운동을 마치면 날아갈 것 같다.

최고의 상쾌함은 달리기를 종료하는 그 순간 내 심장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흐르는 이마의 땀이 아닐까! 그만큼 과정은 치열하지만 결과는 멋진 성취감을 안겨준 것인 바로 운동이다.

#운동예찬 까지는 아니지만 운동이 좋아지고 있어서 참 좋다.
여러분도 꼭 그 기분을 느껴보기 바란다.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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