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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Jul 14. 2020

이 새벽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했다

| 오랜만에...


피곤했다.

새벽 3시 50분 알람에 눈을 뜨고서는 한참을 뒤척거렸다. 간밤에 방이 추웠는지 몸이 찌뿌둥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허리에 힘을 주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방문을 열었다.

바깥은 쌀쌀했다. 비바람 때문인 것 같았다. 서재에 불을 켰을때 강아지 두 마리가 찾아와 배를 만져달라며 바닥에 드러누웠다. 잠시 녀석들과 아침인사를 나누고 요가매트를 깔았다.

요즘 새벽 루틴에 스트레칭을 추가했다.  10분 정도 유튜브 영상과 함께 따라 하고 있는데 나무둥치 같은  몸이 유연해진다는 느낌보다는 밤새 멈춰있던 몸에 혈액이 돌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다. , 약간의 고통은 잠을 깨우는 좋은 약이다. 오래 지속할  있겠다 싶다.

스트레칭을 마치고 팔 굽혀 펴기를 두 세트 했더니 몸에 열기가 돌았다.  기운을 다스리기 위해 잠시 명상을 한다.
차분해지는  시간이  좋다.

명상을 마치고 샤워를 했고 다시 서재로 돌아와 독서를 시작했다. 작가님으로부터 선물 받았던 <타인은 놀랄 만큼 당신에게 관심 없다>를 마무리했다. 처음에는 너무 가벼운 문체가 당황스러웠는데  속에 뼈가 잔뜩 숨어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이종훈 작가님과 만나서 식사하며 얘기해보면 좋은 인사이트를 많이 얻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모든 것을 마치고 시계를 봤더니 6:04분이었다. 출근까지 20분 정도 남았다. 그런데 여느 때와 다르게 몸이 너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을 하다가 타이머를 15 맞추고 책상에 엎드렸다.

눈을 감고 하나  숫자를 셌다. 그런데 잠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얼마 만에 새벽 시간에  책상에 엎드려보는 것인가!

학창 시절 시험기간이면 새벽에 일어나 공부를 하곤 했다. 어젯밤 졸음 때문에 마무리하지 못했던 공부를 위해 일어나 책상에 앉은 것이다. 보통 5시 정도에 일어났던  같다. 그런데  등교할 시간이 다가오면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때 잠시 책상에 엎드려 잤다. 10분 정도 잤던 것 같은데 침 흘리고  정도로 ~잤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오늘 새벽 시험기간도 아니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나는 그때처럼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긴 하나보다.”라는 생각!

알람 소리에 잠을 깼다. 살짝 잠이 들었나 보다. 
몸을 움직여 붙었던 잠을 떼어내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가방을 메고 현관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데 슬몃 웃음이 났다.

 잘하고 있는  같다.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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