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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Oct 02. 2020

가족이 함께 등산을 다녀왔습니다

| 가족이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것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중입니다.



특별할 것이 전혀 없는 명절 연휴입니다.


어제 갑자기 아내가 "내일 아이들과 함께 집 앞 낮은 산에 등산이라도 가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혼자서는 여러 번 가본 산이었고, 아내와는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 (약 10년 전 즈음에) 가본 적 있었던 산이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네 식구가 운동복을 차려입고 집을 나섰습니다.


전혀 높지 않은 산인데도 아들과 딸은 어찌나 운동을 하지 않았던지 허덕거리며 연거푸 물을 찾습니다. 추울 거라며 두껍게 입고 왔던 외투는 모두 제게 짐으로 찾아왔습니다. 오르막을 한참 올랐더니 티셔츠가 살짝 젖을 정도로 땀이 났습니다. 아이들은 연신 허덕이며 "다시는 등산하지 않겠다.", "내려갈 걸 왜 올라가냐?"라며 푸념 섞인 말로 에너지를 낭비합니다.

그런 녀석들과 함께 이런저런 얘기하며 아이들을 다독이며 올라오는 아내가 참 사랑스럽습니다.

전 열 걸음 정도 멀찌감치 떨어져서 계속 "얘들아, 이제 다 왔어."라는 말로 아이들을 자극합니다.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되었습니다.


30여분을 올라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아이들과 가져간 음료수를 나눠 마시며 땀을 식혔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들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별 것 아닌 짧은 등산 여정인데 이런 일상이 참 소중하고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도 약간 붉은 기운이 도는 게 건강해진 듯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내일도 함께 오자."

그러자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아빠 혼자 가세요. 난 안 가요."

흐흐흐


참 즐거운 등산입니다. 이런 게 바로 가족인가 봅니다.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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