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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Nov 01. 2020

가을을 받아들이다

| DAY 1 | 



살다보면 평상시 자주 일어나는, 전혀 쓸모없다고 느껴왔던, 그래서 주의를 기울여 본 적 없던 상황에 매우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순간을 빈번히 느끼는 시점이 오면 그건 생각이 변하고 있다는 신호다. 


올 가을 내게는 낙엽이 그랬다.


10월 초였던 것 같다. 여느 때와 다른없이 새벽에 일어나 이것저것 자기계발을 기웃거리다 출근 시간이 되어 차를 몰고 주차장을 나섰다. 같은 시간이었지만 며칠 전보다 조금 더 어스름한 새벽을 달렸다. 창문을 열자니 추울 것 같았다.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흠뻑 받아들이기를 원했지만 차가운 공기에 움츠려 들 것 같아서 관뒀다. 빠르게 내달리는 찻 길 옆으로 떨어진 낙엽이 뒹굴고 있었다. 사이드 미러로 지나간 길을 보았더니 낙엽은 다시 길가에 흩어져 모이고 있었다. 


그 날 2020년의 낙엽을 처음 느꼈다.


분명 전 날도 있었을테고, 그 전날도 있었을 낙엽인데 유독 그날 내 눈에 띄었다. 그 순간 가을을 몸으로 받아들였다. 그 순간이 있기 전 나는 지속적으로 '일교차가 심하게 나기 시작했네.', '불과 며칠 전까지는 반 팔 입었던 것 같은데.'라며 여름 날씨 속에서 변화를 인정하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뒹구는 낙엽이 타이어 바퀴에 흩날리던 그 순간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받아들였다.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낙엽 #가을 #여름을보내고 #가을을받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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