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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Feb 02. 2021

죽음 뒤에 남겨진 것들이 만드는 이야기

| <죽은 자의 집 청소>를 읽고



냄새, 오물... 그러나 흔적



 <죽은 자의  청소> 하얀 표지로 산뜻하게 다가왔지만 페이지 속의 문장은 표지와 달리 무겁고 어두웠다.

죽음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은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그래서 알베르 카뮈는 <시지프스 신화>에서 이런 인간의 삶이 부조리하다고 말했다.

죽음을 향해 가지만 죽고 싶어 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

살면서 많은 죽음을 마주하지 못했다. 부모님  분이 모두 살아계시고, 가족 구성원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 아픈 경험이 없다.


가장 가까운 가족의 죽음이 할머니였다. 오래 사셨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셨다. 할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며 슬프긴 했지만 눈물이 나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도 오래전부터 준비해오던 떠남이었기 때문이었다.



책의 저자 #김완  항상 죽음의 언저리를 맴돈다. 죽은 자 들의 집을 청소하는 흔하지 않은 특수한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탄생은 축복할 일이고 죽음은 슬퍼할 일이라는 것은 본능적으로 가지게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죽음의 주변에서  죽음을 갈무리하는 그의 글은 차분하고 무겁다.

항상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삶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왔다. 이런 관계에 지쳐 혼자만의 시간을 갈구하는 욕구에 익숙하다. 그런데  책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 대부분은 “외로움이라는 근원적인 결핍 때문에 결단을 내린 사람들이다. 외로움을 견디는 방법으로 선택한 “자살=죽음이기에,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이 상상이   아프게 마음을 찔러왔다.


에피소드 하나가 생각난다.


죽은 자의 집을 청소했는데 “마지막 죽음에 사용했던 도구의 포장지를 깨끗하게 분리수거해놓았다.”라는 문장이 있었다. 그는 죽음 직전까지도 이후 자신의 시신을 수습할 사람들을 생각한 것이다. 그게 아니라 습관적인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습관의 기저에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과 자신의 주변을 철저히 정리하는 행동이 스며있다. 이런 사람이  죽음을 결심했을까?라는 생각에 한참을 책을 놓고 생각했다.

영화/ 드라마/ / 뉴스에서 흔하게 접하는 사건사고에는 항상 죽음이 있다.  죽음은 피가 낭자하고, 범죄가 엮이고, 이유와 목적을 파헤쳐진. 죽은 자 보다 죽음이 만든 사체와 피와 공포와 혐오에 초첨을 맞춘다. 하지만  책에서의 죽음은 사뭇 다르다. 죽음 이후 사체와 피와 오물과 냄새, 구더기, 파리, 혐오감을 모두 닦아낸다. 그리고 나면  자리는 다시 #하얗다. 거기에 다시 #새로움  시작된다.

쉽게 읽히는 책이지만 마냥 쉽게 넘기기는 어려운 책이었다.

 좋은    읽었다.

#죽은자의집청소 #죽음 #메멘토모리
#작가김경태 #닥치고독서클럽 #독서습관 #독서스타그램
#한달쓰기 #한달어스 @handa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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