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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May 24. 2021

다시 나의 하루는 새벽 3시 50분에 시작된다

| 다시 새벽을 챙기면서



지난주 김유진 변호사의 책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읽었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유키즈온더블록 이라는채널에 소개된 작가로 우연찮게 나는 유튜브를 통해서 방송보다 그녀를 먼저 알고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 자신의 일과를 Vlog 형식으로 기록하는 그녀의 유튜브는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어 구독자가 10만을 넘기던 시점이었다. (지금 확인해보니 20만,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 거…)


그녀의 공부와 변호사 시험 같은 지난했던 삶은 차치하고, 사실 나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아침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출근 전까지 2시간 정도를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는 것 말이다.


그래서 당시 내가 그녀의 유튜브를 봤을 때는 “나와 비슷한 루틴인데 유명해졌네. 부럽다.”였다.


그런데, 이번에 그녀의 책을 읽어보면서 그녀와 나의 확실한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우선 내 새벽 루틴은 지난번 썼던 글을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아래 링크 참조) 간단히 언급하면 나는 그녀보다 40분 빠른 03:50분에 일어나서 출근 전 06:20분까지 열심히 무언가를 한다. 약 2시간 30분간 말이다.


새벽은 조용하고 집중이 잘되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 둘 채우다 보니 2시간 반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빼곡한 일정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그녀의 새벽은 달랐다. 물론 오랜 기간 새벽에 무언가를 꾸준히 해본 사람이라서 그 차이를 실감하는 것이지 보통의 사람들은 나와 그녀와의 차이를 발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녀의 새벽과 내 새벽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집착”이었다.


그녀의 새벽은 더불어 얻는 시간이었다. 반면에 내 새벽은 사수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조급했고, 노력했고, 집착했다. 그녀도 분명히 나와 다르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그녀는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시간으로 새벽을 활용했다. 나는 이 차이가 커다란 결과의 차이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노력과 내 새벽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기대하는 삶보다는 현재를 즐기는 삶에서 위안을 얻고 희망을 본다. 나는 그녀의 책에서 제법 큰 위안을 얻었다.


사실 나는 최근에 수년간 지켜오던 새벽 루틴을 멈췄었다. 지치기도 했고, 체력적으로도 힘겹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 그래서 잠시 쉬면서 나를 다독이자 생각했다. 그랬던 게 두 달이다. 물론 새벽에 일찍 일어난다. 하지만 그냥 침대에서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냈고, 서재에 멍하니 앉아있고, 강아지와 논다. 오래 샤워하고, 섬세하게 머리를 말린다. 두 달을 훌쩍 보내면서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더 이러고 싶은 마음과 이제 다시 루틴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이 충돌하기 시작했다.



이 책 덕분에 나는 지난 주말부터 다시 새벽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예전의 루틴이 아닌 그냥 일상의 덤을 얻는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정리하는 시간 대신 우두커니 창가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바람을 맞고, 좋은 사진과 그림을 찾아본다. 책이 끌리는 날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은 날은 글을 쓰기로 했다. 정해놓은 것보다는 그 순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건드려보면서 나에게 시간을 선물하는 거다.



이제 겨우 3일 되었다.


다시 나의 하루는 새벽 3 50분에  시작된다.


- 작가 김경태 -


https://brunch.co.kr/@maniac292929/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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