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태 Mar 28. 2020

<손자병법>에서 배우는 리더십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는다"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는다



<손자병법>은 회사 생활의 교본 같다. 회사는 이익으로 움직이는 집단이다. 이익이 있는 곳에는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세력이 형성된다. 세력 간의 다툼과 협업의 관계는 결국 “내가 취할 수 있는 이익이 어느 쪽이 더 큰가?”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다 보니 그 중간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정치란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고 협의하는 것”인데 여기서 내가 말하는 정치는 그 의미보다는 로비에 가깝다. 즉,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사 결정권자에게 권유/ 아첨/ 협박(?) 하는 것을 말한다.   




회사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수많은 동료들을 만나고 헤어졌다. 말단 사원에서 대리, 과장을 거쳐 이제는 정규직 사원의 최고 위치인 부장이라는 자리에 왔다. 앞으로 더 나아가게 된다면 임원이다.(임원은 계약직 즉 임시직이다) 점점 상급자의 자리에 다가갈수록 업무의 포커스가 커지고, 관리할 영역이 늘어나고, 챙겨야 할 인력이 늘고, 월급이 늘어났다. 


특히 많은 리더들이 내 위를 거쳐서 떠나갔다. 때론 나를 힘들게 하고, 때론 나를 의욕에 도취시키기도 했던 리더들을 겪으면서 지금의 내 리더십(?)이 형성된 것 같다. 지금 내 리더십은 어떤 리더십인지 잘 모르겠다. 짐 콜린스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를 보면 Level 5 Leadership에 대한 개념이 나온다. 읽은 지 20년 된 책이라 가물가물하긴 한데, level 4 리더십은 잭 웰치 같은 전통적인 “카리스마형” 이었던 것 같고, 최고인 Level 5 리더는 팀원들 뒤에서 나서지 않는 조력자 같은 어쩌면 서번트 리더십과 맥락을 같이하지만 또 조금은 다른, 위대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헌신하는 의지를 갖춘 리더였던 것 같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서 나도 은은하지만 힘 있고 배려 있지만 단호할 줄 아는 레벨 5 리더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꿈길을 걷는 김경태 리더십 ^^)




오늘 필기했던 <손자병법>의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만났을 때 짐 콜린스의 책이 떠오른 건, 회사 생활 중 내가 만나온 많은 리더들이 일의 잘못을 사람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 부서에서는 리더의 이런 행동 중 한 경우를 “팀킬(Team Kill) 한다”라고 불렀다. 


사례를 들어보면, 부서장과 부서원들이 열심히 자료를 준비해서 팀장에게 보고를 하러 갔는데, 팀장의 의도와 달라 마음에 들지 않은 방향이라 팀장이 부서장에게 핀잔을 주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 부서장은 이 상황을 말발로 유연하게 넘기거나 자신이 방향을 잘못 짚었다고 이 상황을 갈무리 하고 다시 보고하겠다고 해야 하는데,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함께 참석한 하급자에게 팀장이 들으라는 듯 “내가 팀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하자고 했잖아... 너네들이 내 말 안 듣고~~~” 이런 말을 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 하급자는 "뭐야?"라며 어이없어하지만 말도 못 하고 그냥 죄인이 된다. 한 번이야 그렇다 쳐도 이런 경우가 자주 발생하자 그 부서장은 부서원들에게 신뢰를 잃었다. 그럴수록 부서장은 업무 진행을 위해 더욱 가압적인 어투와 행동으로 맞섰다. 


결론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 부서장은 몇 번 더 팀장 앞에서 그런 행동을 했다가 팀장에게 "네가 리더냐?”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떠났다. 



일을 잘못하는 것, 판단을 잘못하는 것은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리더라면 그 일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있지만 사람을 특정해 그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또, 자신이 궁지에 몰렸다고 주변의 동료나 하급자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면 서로 간의 신뢰는 깨진다. 즉, 사람을 싫어해서는 안된다. 참 어려운 태도지만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다. 



여러분들도 자신의 당연한 행동이 동료나 후배, 또는 친구, 배우자, 자녀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부분이 없지 않은지 생각해보길 빈다.


함께 사는 세상이고 함께 할 사람들이다. 사람 얻기가 가장 힘들고 사람 잃기가 제일 쉽다. 


꼭 유념해두길 바란다.



Photo by Markus Spiske on Unsplash



 

작가의 이전글 글감 수집 참 쉽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