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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Mar 31. 2020

부모님이라는 존재에 관한 내 생각

아빠, 그리고 엄마 이야기


참 개인적인 이야기다. 



자녀를 낳아서 기르는 부모의 입장이 되다 보니 "가족"이라는 단어의 최우선 순위에 내 아이들이 위치한다. 그리고 난 뒤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을 놓는다. 순서를 따질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이상하게도 굳이 아이들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부모로서의 책임감이 아닐까 한다. 그럴 때마다 괜히 부모님께 죄송스럽다.



내가 이런 생각이 들다 보니 내 부모님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에 미친다. 그들에게는 누나와 내가 자신들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했던, 어쩌면 가장 큰 인생의 숙제 같은 존재였으리라. 



몇 년 전, 아버지 어머니 장인 장모님과 함께 고깃집에서 식사를 하던 때가 생각난다. 아버지께서 손자를 보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도 저만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머리가 하얗게 다 쉬어버렸다. 참 인생 한순간이다."


순간 고기를 집다가 울컥했다. 




30년 가까이 품 안에서 키우던 자식 둘을 모두 결혼시켜 각자의 가정을 꾸리도록 도와주시고, 이제 자식들을 벗어나 자신들의 삶을 살아보자 생각을 했는데 시원함보다는 섭섭함이 컸으리라. 가까이 있으면 자주 보기라도 할 텐데 한 명은 서울에 또 한 명은 천안에 있으니 그 또한 내색하지는 않지만 아쉬울 것이다. 


넓었던 집과 많았던 짐을 정리하고, 이제는 다시 처음 시작했던 것처럼 두 분이서 오손도손 살아야 하는데 자꾸 몸에 고장이 나기 시작한다. 그걸 또 자식들에게 구구절절 이야기하기도 뭣하다. 번갈아 가며 아프길 기대하고,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게 더 중요하기에 매번 함께 운동을 나간다. 


요즘 아버지, 어머니 생각을 하면 자꾸 울컥한다. 그들의 인생에 존재하는 내가 더는 짐이 되고 싶지 않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그들이 가르쳐 준 삶의 방식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또 다른 새로움을 발견하고자 애쓴다. 결국, 내 삶 속에 부모님이 녹아 있다.



멋진 삶보다는 바른 삶으로 보답하고 싶다.

이게 내 마음이다.


- 작가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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