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태 Apr 13. 2020

자서전에 대한 계획

10년 단위 자서전을 써보자


나는 계획이 있다.


그 계획은 2년 전의 나의 멘토 구본형 선생의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구본형 선생을 좋아한다. 그의 글은 깊고 울림이 크다. 내가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07년이었는데, 본격적으로 내가 그의 글을 좇아가며 그의 사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것은 2017년 즉, 처음 그를 알고 난 10년을 넘겨서였다. 


너무나 안타까웠던 것은 내가 본격적으로 그를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을 때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너무 이른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났다. 살아계셨으면 연륜이 더해서 훨씬 더 멋진 사상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그의 강연을 직 강해보지 못한 게 항상 아쉽다. 그렇게 그는 나의 우상이자 멘토이고 스승이고 선각자이다. 



그의 책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라는 책은 내 책 <독서의맛>에 많은 영감을 줬다. (그래서 책에서도 여러 번 이 책을 인용했다.) 


내가 이 책을 읽었을 때 내 나이가 마흔셋이었다. 마흔셋에 그는 20년을 넘게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진짜 자신의 생각의 탑으로 세운 일을 시작했다. 물론 그는 그의 첫 책이었던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성공을 거두면서 단숨에 유명인이 되었지만, 그가 고민해서 준비했던 <변화경영>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자신만의 기업을 만들고 한 걸음씩 묵직하게 걸었다. 연이어 쓴 책들이 성공을 거두고 많은 강연과 집필활동으로 끼니 걱정은 해결하게 되었지만 그는 계속해서 자신을 담금질하고 더욱 자신을 단련해나갔다. <변화경영 연구소>를 세워 후배들을 양성하고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들여다보며 자신을 찾아가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리드했다. 


나는 그의 사상에 경도되었고, 그처럼 살고자 노력했다. <마흔세 살에...> 이 책에서 그의 자서전에 대한 원대한 계획을 읽었을 때 나는 내 무릎을 탁 쳤다. 



‘그래 이거다.’



그는 자신의 삶을 10년 단위로 묶어 자서전을 낼 계획을 이 책에서 말하고 있었다. 자서전을 위해서는 매일 기록을 해두어야 하고, 하루하루 똑같지만 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삶을 살아야 한다. 잊지 않기 위해 쓴 기록을 문단으로 다듬어야 하고, 다듬은 문단을 엮어 한 챕터로 만들어내야 한다. 


생각해보라. 매일 하루의 삶이 내 자서전(누가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쓰는 내 역사... 멋지지 않은가?)에 남는다고 생각하면 하루를 어떻게 살 것인가?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산다면?”과 닿아있는 이 생각은 나의 하루를 아주 농밀하고 끈적한 진국으로 만들어내지 않을까?



난 매일(?)이라고 말하기에는 이가 몇 개 빠졌지만, 그래도 매일 글을 쓴 지 3년째다. 올해 만으로 마흔셋, 오십이 되는 그 시기의 나의 50년 삶을 정리하는 내 자서전 계획의 청사진을 만들어두었다. 그리고 매 페이지에 들어갈 에피소드를 하나둘씩 정리하고 있다. 지금 쓰는 글도, 지금 진행 중인 #한달쓰기 도 지금 출판한 <독서의맛>도 모두 내 자서전의 작은 소재다. 


부모님과 아내와 아이들과 나를 아는 분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들을 작은 에피소드로 정리하다 보면 그들이 모두 책 속의 등장인물이 된다. 그들과 함께 웃고, 울고, 고민하고, 노력했던 흔적들이 뭉쳐져 묵직한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선보이는 것은 비단 나만이 가슴 떨리는 일이 아닐 것이다.


매일 그날을 위해 난 습작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꼭 그렇게 될 것이다.


- 작가 김경태 -




작가의 이전글 작가 김경태의 독서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