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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Apr 14. 2020

성취감을 얻고 싶다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아가는 길...



최근 나는 성취감에 취해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최근 두 번째 책을 출간했다. 책을 쓴다는 것,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그 결과물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은 가슴 떨리는 일이다. 이렇듯 가슴을 떨리게 만드는 모든 일에는 성취감이 숨어있다.




여기 자신의 이름이 찍혀있는 책 한 권을 세상에 선보이고 싶어 하는 남자가 있다. 이 생각은 그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대화중에서 불쑥 튀어나온 말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남자는 그 말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속 깊은 곳에 넣어둔 채 가끔, 아주 가끔 꺼내어보곤 했다. 그 목표를 꺼내볼 때마다 그는 이루어내지 못할 것을 알지만 꿈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혹시 언젠가 자신이 책을 쓰게 될지도 모르지 않겠느냐며 세월 속에서 우연을 가장한 기회를 맞닥뜨리길 기대했다.


어느 날 그 남자는 글을 써보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책을 내겠다는 목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그냥 자신의 답답하고 꼬여있는 생각의 실타래를 종이에 풀다 보면 갈증이 해소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었다. 그래서 몇 줄씩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한 페이지를 채웠고, 또 어떤 날은 두어 줄을 쓰기가 힘들었다. 글을 쓰는 것보다 중요한 일들이 자꾸만 생겨서 뭉텅뭉텅 빼먹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잊지는 않았다.



그렇게 몇 달을 쓰다 보니 어렴풋이 깨닫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건 바로 비슷한 글을 계속해서 다시 쓰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글을 쓰고 있었지만 매번 그 순간에 떠오르는 생각을 끄적여대다 보니 생각과 감정이 비슷한 곳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글의 쓰되 소재를 바꿔가면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0개의 주제를 정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현재의 시점에서 관심이 가는 것 10개를 정했다. 그리고 10개를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글을 써보기로 했다. 매일 글을 쓰게 된다면 한 달간 하나의 주제에 대해 3번의 글이 써질 거라고 생각했다. 시작은 좋았다. 하지만 열한 번째 글쓰기를 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주제를 정하다 보니 지난번에 쓴 글을 이어서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글을 이어서 쓰기가 힘들었다. 더 쓸 게 없었다. 뭘 써야 하는지를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 남자가 생각해낸 묘안은 선택했던 주제에 관련된 책을 읽어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주제가 10개나 된다.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4개로 줄였다. 네 개의 주제와 관련된 책들을 검색해보았다. 제목 키워드만 넣어도 수십 권의 책이 검색 되었다. 뭘 읽을까? 고민하다가 유명한 책을 골랐다. 그리고 집 앞으로 도서관을 찾아갔다.



다행히 그가 골랐던 책 4권 중 3권이 있었다. 책을 찾기 위해 책장을 뒤지면서 여러 책들의 제목을 보았다. 그가 찾는 책 주변에는 비슷한 제목과 주제의 책들이 많았다. 3권을 빌리러 갔던 도서관에서 10권을 꽉 채워 빌려왔다. 그리고 한 권을 읽기 시작했다. 자신의 생각과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었다. 생각해보지 못했던 사례도 있었고, 같은 감정을 느낀 부분도 있어서 몰입이 잘 되었다. 글을 쓰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한동안 글쓰기를 멈추고 책을 읽었다.



책은 참 재미있었는데 몇 권을 읽다 보니 이전에 읽던 책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비슷한 내용의 책을 읽다 보니 이해와 공감은 되는데 뚜렷하게 그 개념을 정리해내지는 못했다. 그러자 그는 조금씩 회의감이 들었다. 읽기로 재미는 보았지만 이것들이 모두 휘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때 그는 다시 글쓰기를 떠올렸다. 기록으로 남겨두면 잊어버렸다고 생각한 것들을 들춰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복습처럼 글로 남겨둔 것을 다시 들춰보면 금세 머릿속에 다시 기억날 것이라 기대했다. 그래서 그는 읽은 것들을 써놓기 시작했다.



쓰기로 시작해 읽기를 거쳐 다시 쓰기로 오게 된 그는 이제 읽기-쓰기의 반복 루틴이 생겼다. 그것이 익숙해져 멈춤 없이 자연스럽게 몸에 붙었을 때 그는 이제 책을 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쓸 수도가 아닌 쓸 수 있게 다였다.




내 얘기를 조금 압축해 본 것인데, 이 과정은 매우 지난했다. 아래 그림으로 표현을 해보았는데 살펴본다면...



난 별 기대 없이 시작했지만  시작을 하면서부터는 목적지까지 ⓐ의 선과 같은 성장을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를 얻은 지금 돌이켜보니 ⓒ처럼 길고 지루한 과정을 거치면서 어느 순간 티핑포인트를 거치고 결과물을 얻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의 과정 사이사이에는 ⓑ처럼 작은 단계들이 있었다. 소재를 정하고, 책 읽기 방법을 바꿔보고, 글쓰기 법도 바꿔보는 등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단계적으로 성장을 한 것이다.


결국 하나의 목표를 이루는 과정은 어느 하나의 길이 아닌 ⓐⓑⓒ 모두가 다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1. 목표를 정하는 것
2. 목표를 잊지 않는 것
3. 계속하는 것


여러분도 성취감을 맛보고 싶다면 1~3을 계속하길 바란다. 그러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해도 안된다는 생각이 드는 그 시점이 바로 여러분에게 기회의 신 카이로스가 나타난 때라는 걸 명심해라.


끝까지 계속 가라.


- 작가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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