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늘 불안합니다.
뭔가 일이 잘 풀릴 때 더 불안해집니다. 행복을 느낄 만한 순간이 오면 어김없이 불안이 생겨납니다.
건강과 관련된 불안이 큽니다. 어느 날, 무시무시한 질병에 걸리거나 다치면 어떡하지 하는...
건강검진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닌데 그런 걱정이 늘 머리에 맴돕니다.
언제부터 이런 불안이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대학생 때는 취업에 대한 불안, 고등학생 때는 수능에 대한 불안 같은 게 분명 있었을 텐데, 기억을 떠올려 보면 그때는 맘 편하고 즐겁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지금의 불안도 세월이 흐르면 잊히고 이 시절이 아주 행복했던 때로 기억될까요.
가끔은 이런 불안이 머릿속에서 떠나있을 때도 있긴 합니다. 다른 걱정거리가 있거나, 누군가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거나 할 때 말이죠.
그러다 내가 불안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닫고 다시 불안에 휩싸입니다. 그럴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지요.
가끔 즐거워 보이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불안 같은 게 없을까?' 하는 부러움이나 시샘 같은 게 생겨나기도 합니다.
인터넷으로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들을 찾아보곤 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없더군요. 다들 비슷한 이야기만 합니다.
그래도 이런 불안을 겉으로 드러내거나, 짜증이나 분노로 표현하지는 않으려 애씁니다. 상냥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혹시나 끔찍한 질병에 걸리거나 사고로 크게 다치더라도, 그 외에 상상도 할 수 없는 불행이 닥치더라도 도망치지 않고 이겨내고 말겠다는...
이렇게 열심히 각오를 다져봐도 불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해보고 있습니다.
언젠가 불안이 전혀 없는 마음의 상태를 느껴보고 싶습니다. 노년이 되면 가능할까요. 아님 죽는 순간까지 이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