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록 #2025년5월

춤추는 아이

by 마니


1. 가족사진은 이야기다.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가족사진 촬영을 했다. 아이까지 5명의 첫 번째 가족사진이다.

​사진작가가 웃는 분위기를 만든다. 다들 활짝 웃는 중에 장인어른은 어색한지 경직된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 웃으세요~"하며 사진작가가 말한다. 있는 듯 없는 듯 한 미소를 분주하게 포착한다. ​촬영 끝나고 사진을 보면 한 상담사 분이 말했다. "이 정도면 많이 웃는 거예요~"라고 말이다. 나와 아내는 서로 보면서 박장대소했다.

시간이 지나서 사진을 보면 이때를 떠올리며 박장대소하겠지 생각한다.


2. 음악은 17개월 아기를 춤추게 한다.

우리 아이는 음악이 나오면 덩실덩실 춤을 춘다. 얼마 전 고향집에 내려갔을 때였다. 엄마(할머니) / 아빠(할아버지)랑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갔다. 넓은 마당이 있었다. 그리고 공간을 채우는 좋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아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번갈아 잡으며 신나게 마당을 걸었다. 제일 좋아하는 공간은 계단이다. 한 층씩 오르고 한 층씩 내려오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던 중 "소녀"라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신나는 몸짓으로 양손을 들고 위아래로 흔든다. 양발을 벌리고 좌우로 몸을 뒤뚱거리며 리듬을 탄다. 이번 달 최고의 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흥 부자'로 태어나라고 한 말을 들은 것 같다.


3. 일상에도 루틴이 필요하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구도원 캐릭터가 있다. 드라마 안에서 별명은 '루틴남'이다. 일정한 시간에 출근하고 커피를 마신다. 일정한 요일에 운동하고 논문을 쓴다. 병원에서 언제 어디에 구도원이 있을지 안다고 할 정도로 자기 루틴을 지키며 산다. 자기 루틴을 지키며 쏟아지는 일도, 운동도, 사랑까지 하는 모습이 멋있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루틴=지루한 것으로 생각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요소 때문이다. 루틴 한 것은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치부했다. 뭔가 그럴싸하고 뭔가 대단한 그런 것을 하고 싶어 했다. 언제가는 대단할 걸 할 때가 있고 그게 내가 할 때라 생각했다.

​이런 마음으로 보니 일상의 사소한 일들은 하찮고 귀찮은 일이 되었다. 대부분에 일에 정성을 들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니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다. 삶이란 구경하는 게 아니라 실천하며 살아내는 것임을 몰랐다.

"무언가를 꾸준하게 계속 이어가면 그로부터 내 인생의 기반, 마음의 뿌리, 삶의 태도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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