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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웨이 Mar 12. 2022

몸이 짐이 되다  

- 늙은 사람의 다이어트는?-




짐덩어리.

 몸의 세계에서 약자는 강자에 늘 밀린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침략당했다.

 약소국 국민이 겪는 현실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노약자, 노인도 약자다.


오늘 아침 뉴스에  우크라이나 11살 소년 이야기가 나왔다. 러시아 공습을 피해

홀로 1200km를 걸어서 친척집이 있는 슬로바키아까지 왔다는 이야기.

손목에 엄마가 써 준 친척집 주소를 이정표 삼아 문신처럼 새기고. 그 먼 길을.. 영상에 나온 두려움과 피로에 지친 얼굴이 안타까웠다.    다행히 친척에게 무사히 인도되었다. 얼마나 조마조마했을까? 아들을 혼자 피난시킬 수밖에 없었던 엄마는. 아들의 무사함을 확인하고  비로소 안도의 숨을 쉬었다. 알고 보니 그 아이 엄마는 자신의 늙은 엄마를 보살펴야 할 형편이라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 엄마가. 폭탄 떨어지는 피난처에서  아들과 늙은 엄마 사이에서 얼마나 고뇌했을지.. 가슴에 후욱하고 뜨거운 것이 지나가고 눈물이 났다

그 할머니는 또 자신이 가족의 짐덩어리가 된 것에  얼마나 가슴이 메었을까.... 차마 죽지는 못하고.




자식들이 주는 생활비로 살아가는 자신을, 자식들 짐덩어리라 생각하는 친정어머님 생각이 난다

늘 빨리 죽어야 한다고  역설적인 언어를 쓰신다. 한 때는 내 든든한 백그라운드였고 만만해서 

 있는 성질 없는 성질 다 부려도 다 받아주고 격려해 주던 엄마 , 그 엄마도 이제 내 인생에서 잃었다. 다시는 못 만난다.  관절 때문에 고통스러운 몸은  나보다 더 늙고 마음은 아이 같은 엄마가 있을 뿐이다.


자식은 이미 우리 품에서 떠나 다른 곳에 둥지를 틀고.

 부모는 보살펴야 할 약자로 돌아와 내 도움을 필요로 한다. 

나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약자가 되어 가고 있는 중...


이게 정확한 내 현실이다


짐이 안되려면 경제적 독립. 을 해야 한다. 베이비 부머라 부르는 우리 세대는 국가에서 국민연금을 태동시켜 그래도 조금씩은 노후준비를 한 세대다. 엄마 세대는 자신들 노후는커녕 하루하루 먹고사는 것도 빠뜻한 세대였다.  당연히 자식들이 노후연금이 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내 입장에서 친정엄마가 살림, 육아 맡아주시지 않았음 직장생활 못했다. 내가 받는 연금에 엄마의 지분이 있다. 그렇게 설명을 해도... 자신을 짐덩어리라는  생각은 변치 않는다.



  

나만 아픈 건 아니다. 몸이 65년간 세상에 구르면 어디 하나쯤은

이상이 온다. 내 또래  지인 들  모두 어딘가 고장이 나 있다

행여 가족의 짐덩어리가 되는 것이 제일 두렵다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내 몸이 진짜 짐이 되었을 때  몸까지 무거우면 힘드니 다이어트라도 해볼까?

 젊어서도 안 한 다이어트를 해보려 오버하기도 한다.




3,42 ,7,12,18


병원 시간은 몸의 시간이기에 정확하다. 7시 12시 18시 하루 3번 밥그릇 병실 출입 횟수 42회.

 내가 먹어야 할 밥보다 더 욕망하거나 먹어야 할 밥보다 모자라 몸에 병이 난다고 한다

모자라게 먹는 게 몸을 긴장시킨다 생각해서 절제를 실천하며 살아왔는데....

지금은 그 지나친 절제가 문제인가 의심하고 있다


식단도 두 가지 중 선택이다

슴슴하고 부드러운 건강식단 노인용 아닌가?, 독하지만 맛있는 식단 젊은이용 ....

입원 내내 전자의 식단을 택해서 먹었다, 역시 나는 늙은 사람이다.


몸이 짐이 되는 늙은 사람 말이다.!!!

집도 아닌 병원에서 내 생에 최고로 치욕적인 밤을 보내게 한 내 몸..

이야기가 다음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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