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 ! 할머니라니까. 며칠 전에도 봤잖아. " 더 가까이 접근해서 안으려고 하면
더 큰소리로 운다. 민망해서 뒤로 물러난다. 외손녀에게 거부당한 내 몸.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바쁜 척 폰을 들여다보는 시늉을 한다. 그러다
강렬한 눈길이 느껴져 보니 아이 봐주시는 정샘의 등에 업힌 손녀가 나를 뚫어져라 관찰하고 있는 중이었다.
낯가림! 손녀도 자기 앞에 인생 첫번 째 낯선 손님으로
등장한 나를 어떻게 대접해야는지 몰라 당황하고 있는 것이다
손님..
내 기억 속 인생 첫 손님은 사람이 아닌 첫 생리였다. 왠지 두렵고 죄지은 심정이 되어 더듬더듬
엄마께 고백하니
'손님 오셨네 "라며 준비물을 준비해주시던 엄마,
. 손님이라는 말에 갑자기 내 몸이 대접받고 소중해진 느낌
우리 조상들은
나와 만나는 나 이외의 것들, 생. 노. 병. 사 , 희.로. 애. 락뿐만 아니라 도둑 ㆍ질병 같은 진상, 불청객 조차도 아니 하찮은 미물들 까지 손님이라 불렀다. 도둑을 밤손님이라고. 표현하다니 ᆢ
약간의 거리를 두어 대접하는 자세로 바라본 것이다
산다는 것은 나와 내 앞에 날마다 들이닥치는 인생 손님들과의 밀당이다.
이왕이면 죽음. 파산, 사고, 이별... 같은 진상 손님 말고
합격 , 건강, 우승, 성공... 반가운 손님들이기 만을 간절히 백일상 돌상 앞에서
빈다.
그러나 인생은 오시는 손님도. 손님이 오는 시간도 우리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손님만, 그것도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온다면 왜 부처님이 인생을 고통이라고
통찰하셨겠는가.
그렇게나 피하고 싶어서 예방접종을 4번이나 했던 코로나!!!
기어이 진상 손님으로 찾아와 목구멍 통증과 머리를 무겁게 했다.
손녀도 성장하면서 많은 손님을 경험하리라. 진상 손님은 거절하고 좋은 손님은 환대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인생을 살으리라.
동화 속의 키다리 아저씨를 사랑과 결혼의 내 인생 손님으로 기대하고 기대하고 기다렸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판타지라는 걸 깨닫는 순간 나는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되어
교사로 내 인생 손님인 학생들과 언어를 통해 소통하는 일을 하며 잘 살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바르고 정답이 있는 학교 언어 사용은 내 안의 마음과
는 정 반대인 경우가 많아 갑갑하고 점점 마음과 몸이 멀어지는 불안함에
내가 나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 여행길에 들른 담양의 소박한 찻집에서 찻잔을 대접받았다
화려한 언어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찻집 주인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다.
그냥 내 마음만 그대로 전하는 찻잔대접
그래서 사십 대 중반에 시작된 인생 이 막은 호숫가 찻집 주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