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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웨이 Sep 20. 2023

    열심히 살지 않아야 열심히 살 수 있어요!

- 찻잔 108개-


도대체 왜 내가???? 열심히 한 것도 죄인가???


네 죕니다!


일주일 정도면 충분할 줄 알았다. 이미 써놓은 글들을 정리하고 제목만 정하는 일이었으니.

내 위태위태한 노년 생활과  찻잔에 관한 글을 브런치에 꾸준히 썼다. 어느 정도 쌓이자  남들처럼 브런치북으로 엮고 싶었다. 그래서 노년 생활에 대한 브런치 북을 만들었다.   "질문하는 노인만이 노후가 안녕이다"라는 제목달기 까지가 조금 힘들었지만 나머지는 수월하게 정리했다

다음에는 찻잔. 인생 이막을 찻잔 들고 살게 된 이야기로, 이막 인생 찻잔 중 나를 매혹시키고 나를 발견하고 나를 찾게 해 준  찻잔, 찻자리이야기가. 핵심 내용이 되는 브런치 북을 쓰게 된 것이다

. 그러나 막상 쓰고 보면 미진했다. 미진해서 또 버리고...

찻잔에 대한 글은  지지부진, 한 발자국도 나가지지 않았다

브런치 북 목차를 열 번도 더 고치고 있다. 본래 예정대로라면 지금쯤 브런치북 제작 후

좀 정리하고 쉬면서 놀다가 지쳐 다시 새로운 글을 써야 할 시간이다.

그럴  예정이었다. 그러나 맘이 조급해지니  글은 더 써지지 않고.. 마음이 극을 치달을 때...

그때 일본 다인들의 긴박감 넘치는   '효게모니' 만화 속 '후루타 오리베'란 인물이 생각났습니다


그 시대에 무인이면서 무인이 되기에는 명품찻잔과 다도라는 풍류에 빠져 좀 어리바리한 후루타 오리베란 무인 이야기입니다. 열정은 넘치나 어리바리한 캐릭터가 나와 너무도 닮아서 감정이입이 팍팍 왔던 글입니다. 이 책 6권에 히데요시가 전국 다도회를 개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화려한 자신의 다법에 도전해서 간소함과 소박함의 미를 주장하는 리큐 다법이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자 리큐를 끌어내릴 새 다두를 뽑기 위해서.

 리큐 코를 납작하게 할 천하제일의 다인을 뽑기 위한 다도 엑스포가 펼쳐집니다.


첫 출연자. 불필요한 것을 배제한 작은 다석이야 말로 간소함의 진수라고 주장하며 등장합니다. 열심히 준비했고 간소함의 콘셉트는 호응을 얻었으나 손님들을 그대로 서서 차를 불편하게 마시게 하다니... 손님들에 대한 배려 부분에서 탈락!

두 번째 , 우리 주인공 후루타 님. 아 소나무 위의 찻자리. 참 기발합니다. 차 한잔 얻어먹으려 다객들이 줄을 섰는데 그 수가 250명에 육박... 많은 다객 수에 신이 나신 주인공 후루타. 뿌듯해서. “모두들 가벼운 새가 된 마음으로 차를 즐기셨으면”라고 자랑스럽게 멘트까지 날린다. 그러나 감히 히데요시 머리 위에서 히데요시 님을 아래로 깔보려는 불순한 의도의 차실이라고 누명을 쓰고 공중에서 산산이 깨져서 사라지고 안타깝게 탈락!! 절대 권력자에 대한 마음까지는 드려다 보지 못했습니다. 억울한 주인공. 그냥 이대로는 못 끝내겠지요?


세 번째. 찻자리는 솔잎으로 감싸 숲 속의 궁을 축소한 풍치입니다. 리큐님을 그래로 모방!! 영혼 없는 카피는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게 감동은 못 주죠.



네 번째 고수 중의 고수 헤치칸 다실입니다. “커다란 붉은색 우산에 다다미 두장뿐 훌륭하게 보이려고 무리하는 느낌이 없어 큰 우산의 그림자가 자연스레 결계를 만들어 붉은색 덕에 귀인을 대접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기품마저 느껴진다. ”라는 최고의 평을 듣습니다.

리큐도 칭찬합니다.. 다만 “야외에서의 다도에서”라는 조건으로.

그리고 압권은 “스무 명 입니다요. 그 이상의 다객에게는 도저히 마음을 쓸 수 없지요.”

헤치칸 이 분, 담담하게 250명 늘어선 다객 숫자 많은 걸 자랑으로 여기는 분들께 뜨끔하게 한마디 합니다.

과하지 않고 적당한...

 헤치칸 이 분을 자타공인 최고의 다인으로 인정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이런 분들은 주변의 칭찬에도 평상심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인공 후루타 분수도 모르고 인정할 수 없다 재도전을 선언합니다

공중에 새 집을 만들더니 이번에는 땅을 파내려 간 움집에서 원시인처럼 옷 입고 차 우리는 주인공 후루타.

참 그 열정이 대단합니다. 열심히 삽니다


“간소함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만 태곳적 상상하니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오래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라고 하며 스스로의 기획과 열정에 뿌듯해하면서 다음에 당연히 따라올 리큐님의 칭찬 멘트를 기다리지요. 그런 후루타에게 리큐님 ,


창의력은 있으나 “ 과함은 부족함만 못합니다 ” “ 당신 께서 하시는 일은 간소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천하제일은커녕 미숙한 사람일 뿐입니다 ”


칭찬 대신 돌직구가 날아옵니다. 멘붕에 빠진 주인공 후루타 님 완전 충격. 열정만 넘치고 어리바리한 후루타 님에 감정이입하던 저도 순간 충격 철렁해졌던 기억이 났습니다.


“과함은 부족함만 못하다"


잘 할려고 하는 욕심 빼고 자연스럽게 시작하겠습니다ㅣ


"내가 바라는 건 다법을 각자의 깜냥대로 해석 ,각자의 시선으로다르게 봐주는 것"

  찻잔 스승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그냥 내 깜냥대로 내 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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