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열심히 해서???-
저
모처럼 열심히 썼습니다. 일주일에 각각 다른 주제의 글 세편씩을 올렸으니 말입니다. 본래 느려서 한편 한편을 재봉틀에 드르륵 박는 듯이 쓰는 스타일이 아니라 한 땀 한 땀 손으로 바느질하듯이 쓰는 느리고 우둔한 스타일인 더구나 더 이상 젊지도 건강하지도 않은 내 몸으로는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썼습니다.
결과는.. 망했다!입니다
왜 망했을까?
솔직히 고백하면 브런치에 입주한 지는 꽤 되었으나 찻집일과 건강악화로 책 만들어 준다는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 때만 나타나서 혹시나... 하고 가끔씩 써놓았던 글을 응모하고 사라졌던 것 같습니다. 이제 찻집일도 정리되고 제대로 글을 써보려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어보니 브런치 입주 후부터 하루도 안 빠지고 같은 시간에 계속 글을 쓰셨다는 작가님들, 출판에 진심이신 작가분들..... 편안하고 재미있는 댓글 소통의 달인이신 작가분들..
본디 두 편의 브런치북을 연재하기로 생각했습니다. 충분히 준비도 했었고.
1. 인생 이막 이야기,
2. 힐링 찻잔이미지
그러나 여기에 '요양원 안 가고 내 집에서 늙어가려면'
을 추가합니다. 친정엄마의 요양병원 입원이 내 일상을 흔들기도 했고..
결국 19회로 마무리하고 요양원이야기는 끝내고 삭제했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부끄럽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쫓기듯 써서 글을 올리고 나서 수정한 글도 있습니다
이미 읽고 라이크잇 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무리하게 세편이나 일주일에 올리려는 제 욕심 탓입니다. 오래전에 읽은 일본 다도 만화가
생각납니다.
일본 다인들의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가 담긴 '효게모니'라는 만화 속 '후루타 오리베'란 인물이야기입니다
그 시대에 무인이면서 무인이 되기에는 명품찻잔과 다도라는 풍류에 빠져 좀 어리바리한 후루타 오리베란 무인 이야기입니다. 열정은 넘치나 어리바리한 캐릭터가 나와 너무도 닮아서 감정이입이 팍팍 왔던 글입니다.
이 책 6권에 히데요시가 전국 다도회를 개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화려한 자신의 다법에 도전해서 간소함과 소박함의 미를 주장하는 리큐 다법이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치자 리큐를 끌어내릴 새 다두를 뽑기 위해서.
리큐 코를 납작하게 할 천하제일의 다인을 뽑기 위한 다도 엑스포가 펼쳐집니다.
첫 출연자. 불필요한 것을 배제한 작은 다석이야 말로 간소함의 진수라고 주장하며 등장합니다. 열심히 준비했고 간소함의 콘셉트는 호응을 얻었으나 손님들을 그대로 서서 차를 불편하게 마시게 하다니... 손님들에 대한 배려 부분에서 탈락!
두 번째 , 우리 주인공 후루타 님. 아 소나무 위의 찻자리. 참 기발합니다. 차 한잔 얻어먹으려 다객들이 줄을 섰는데 그 수가 250명에 육박... 많은 다객 수에 신이 나신 주인공 후루타. 뿌듯해서. “모두들 가벼운 새가 된 마음으로 차를 즐기셨으면”라고 자랑스럽게 멘트까지 날린다. 그러나 감히 히데요시 머리 위에서 히데요시 님을 아래로 깔보려는 불순한 의도의 차실이라고 누명을 쓰고 공중에서 산산이 깨져서 사라지고 안타깝게 탈락!! 절대 권력자에 대한 마음까지는 드려다 보지 못했습니다. 억울한 주인공. 그냥 이대로는 못 끝내겠지요?
세 번째. 찻자리는 솔잎으로 감싸 숲 속의 궁을 축소한 풍치입니다. 리큐님을 그래로 모방!! 영혼 없는 카피는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게 감동은 못 주죠.
네 번째 고수 중의 고수 헤치칸 다실입니다. “커다란 붉은색 우산에 다다미 두장뿐 훌륭하게 보이려고 무리하는 느낌이 없어 큰 우산의 그림자가 자연스레 결계를 만들어 붉은색 덕에 귀인을 대접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기품마저 느껴진다. ”라는 최고의 평을 듣습니다.
리큐도 칭찬합니다.. 다만 “야외에서의 다도에서”라는 조건으로.
그리고 압권은 “스무 명 입니다요. 그 이상의 다객에게는 도저히 마음을 쓸 수 없지요.”
헤치칸 이 분, 담담하게 250명 늘어선 다객 숫자 많은 걸 자랑으로 여기는 분들께 뜨끔하게 한마디 합니다.
과하지 않고 적당한...
헤치칸 이 분을 자타공인 최고의 다인으로 인정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이런 분들은 주변의 칭찬에도 평상심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인공 후루타 분수도 모르고 인정할 수 없다 재도전을 선언합니다
공중에 새 집을 만들더니 이번에는 땅을 파내려 간 움집에서 원시인처럼 옷 입고 차 우리는 주인공 후루타.
참 그 열정이 대단합니다. 열심히 삽니다
“간소함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만 태곳적 상상하니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오래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라고 하며 스스로의 기획과 열정에 뿌듯해하면서 다음에 당연히 따라올 리큐님의 칭찬 멘트를 기다리지요. 그런 후루타에게 리큐님 ,
창의력은 있으나 “ 과함은 부족함만 못합니다 ” “ 당신 께서 하시는 일은 간소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천하제일은커녕 미숙한 사람일 뿐입니다 ”
칭찬 대신 돌직구가 날아옵니다. 멘붕에 빠진 주인공 후루타 님 완전 충격. 열정만 넘치고 어리바리한 후루타 님에 감정이입하던 저도 순간 충격 철렁해졌던 기억이 났습니다.
“과함은 부족함만 못하다"
몸이 아프니 마음이라도 살리기 위해 글을 썼습니다. 구독자수, 라이크잇에 신경 쓸 마음의 여유는
사치였습니다.
저녁마다 강직으로 오는 통증과 마주하면 쓰고 싶은 이야기가 넘쳐나도 글 쓰기가 어려워
몸 풀려고 한 밤 중에 러닝머신을 뛰기도 하고- 아파트가 아닌 시골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
그래도 아직은 글 쓸만한 상태 좋음이 상태 나쁨보다 더 많아 늘 감사하며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혼자가 아닌 단 한 사람이라도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선물 받은 것도 감사한데
구독자가 백 명이 넘은 것에 또 감사드립니다.
가급적 일주일에 한 개씩은 발행할 예정입니다.
오래전 제 브런치의 초심을 찾아 읽었습니다.
제 속도 제 스타일로 꾸준히 지치지 않고 한땀 한 땀 쓰겠습니다.